인터넷 강국 한국의 중심에는 2000년을 전후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확산시킨 통신사업자들이 있다. 지난 99년 하나로통신이 ADSL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이후 소비자, 사업자 모두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5년새 일상 생활 깊숙히 자리잡은 초고속인터넷은 시내전화(VoIP), 방송(케이블TV, VOD, IPTV) 등과 결합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망의 품질’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전자신문은 지난 18일 저녁 하나로통신 동작국사에서 초고속인터넷 품질을 책임지는 품질관리팀과 만나 품질을 지켜내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네트워크운용실 김영호 품질관리팀장, 이대진 과장(망품질팀 총괄), 박육현 과장(백본망 품질관리 담당), 서범석 과장(품질도우미 시스템 개발), 박종원 팀원(HFC망 품질관리 담당) 5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기술·문화 수준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품질을 앞세운 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스템개발과 고객서비스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좌담 내용 정리.
-고객이 신고하기 전에 품질을 관리해주는 비포(Before) 서비스와 품질관리시스템, 고객품질도우미가 인상적이다. 품질관리 활동을 소개해 달라.
◇김영호 팀장= 99년 ADSL상용화 1년이 조금 지난 2001년 팀이 창설됐다. 그전까지는 최초 ADSL 상용화 사업자라는 자부심과 품질에 대한 확신이 컸다. 이후 여러 사업자가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가격경쟁과 마케팅에 좌우될 우려가 커진 시점에 팀이 만들어졌다. 처음 활동시 가장 큰 장애물은 다름아닌 회사내부의 막연한 우월감이었다. 이후 인터넷 속도측정 사이트를 개발해 분석에 들어갔고, 품질보증(QoS)과 품질보장정책(SLA)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시켰다. 이 결과로 나온 것이 종합품질관리시스템(HiQMS)과 고객품질도우미(CCS)다. 찾아가는 품질개선서비스(비포서비스)와 품질평가단 등도 실천하고 있다. (품질관리 내용은 별도기사 참조)
◇이대진 과장= 가입자단, 장비, 백본망 등으로 나눠 체크하고 있다. 부문별로 주단위는 물론 실시간 체크를 하고 있다. 점검내용은 현업 부서에 지속적으로 전달된다. 홈페이지에 품질데이터를 매일매일 업데이트해 공개하고 있다.
◇박종원 팀원= 품질도우미가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다. 고객이 상담전화를 걸었을 때 선로나 고객 PC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체크해 바로 알려줄 수 있다. 지금까지 상담전화를 걸면 막연히 “연락드리겠다” “사람을 보내겠다”고 얘기한 것과 달리 “어디어디에 문제가 있다. 언제 어떻게 조치하겠다”고 답하게 되는 것이다.
-품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사업초기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나?
◇서범석 과장= 품질 수준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고객의 이해수준도 높아졌다. 초창기엔 속도단위인 ‘Mbps’의 비(b)가 비트가 아니라 바이트라고 이해해 속도에 불만을 표시한 경우도 많았다. 정확히 ‘8분의 1’ 만큼 성능이 떨어진다는 불만이었다. 이제는 인터넷망이 나눠쓰는(Share) 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고객이 많다.
◇박종원= 초창기엔 PC성능이 떨어지는데 사업자에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이냐 PC성능이 좋아져 그런 경우가 줄었지만 노년층 등의 인터넷 확산으로 아직도 망품질 문제의 20∼30% 가량이 PC문제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종량제, 부분정액제 논란이 벌어져 품질에 대한 불만이 커졌을 것 같다.
◇김영호= 개인이 2∼3테라바이트까지 쓰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P2P문제가 심각하다. 특정 P2P사이트의 대역폭을 제한해보니 30%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종량제는 기술적으로 1∼2년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에 망품질, 소비자의 인식 등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품질만 놓고 보면 장비 추가투자를 전제로 충분히 도입할 만한 수준이 된다는 생각이다.
-인터넷전화(VoIP) 등장으로 인터넷망이 전화선을 대체하고 있어 품질요구가 더 커질 것 같다.
◇박육현 과장= 트래픽의 병목을 막아주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압축코덱과 전송방식 등을 적용해 안정적인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음질 위주로 품질을 측정하면 망의 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네트워크 품질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좌담회 후기]
▲2001년 만들어진 품질관리팀은 모두 16명. 규모로 치면 작은 조직이지만 팀원 대다수가 석사급 이상 학위보유자고, 정보통신기술사, CCIE, CCNP 등 IT분야 고급 자격증 소지자다. 그간 특허출원과 대외논문 제출, 소프트웨어 등록 건수가 총 23건으로 하나로통신 전체성과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알짜중 알짜. 이들이 개발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는 온세통신과 드림라인 등에서 정식으로 구입해 사용할 정도라는 전언. 함께 자리한 5명중 서범석 대리, 이대진 과장은 2001년 창설멤버다. 전체 인원의 3분의 1 가량이 창설때부터 함께 한 베테랑 멤버들. 이들은 품질관리는 물론 인터넷전화(VoIP) 트래픽이 병목현상없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시키는 등 기술기여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고객의 성향, 정책적 측면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높은 전문성을 보여줬다. 김영호 팀장은 “하나로가 4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1위라는 성과를 달성한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품질관리 어떻게 하나]
내가 사용하는 인터넷이 과연 초고속일까? 가끔 속도에 답답함을 느낄 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도 특별한 잘못이 없는한 그냥 넘기기 마련이다. 하나로통신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라면 웹사이트( http://myspeed.hanaro.com)에서 자신이 이용하는 인터넷 속도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속도를 저하시키는 원인은 다양한 탓에 이 정도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는 법. 네트워크의 상태부터 순간순간의 트래픽, PC의 사양이나 사용중인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속도가 영향을 받을만한 원인은 많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하나로통신 품질관리팀이다. 속도가 특별히 느리다면 하나로통신 품질관리팀은 고객이 먼저 전화하지 않아도 서비스 이상여부에 대한 문의전화를 건다. 일반적인 수준의 장애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품질관리팀 소속 기술팀이 신속하게 출동한다. 이른바 찾아가는 서비스(비포어 서비스)인 셈이다.
하나로통신은 비포어 서비스를 실시한뒤 가입자 전송속도가 평균 2Mbps 정도 향상됐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는 하나로 통신 품질관리팀이 독자 개발한 인터넷품질관리시스템(HiQMS) 덕분이다. HiQMS는 내 속도(마이스피드) 측정 기능은 물론, 백본망에서 가입자에 이르는 전 네트워크 구간의 품질영향 요수를 자동 추출해, 실시간 통계 분석자료를 제공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드러난 품질저하 현상은 품질관리팀에 곧바로 전달돼 문제점이 분석되고, 최단시간내 개선된다.
그러나 고객들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인터넷 품질이 나아져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나로통신 품질관리팀의 남다른 서비스 비결이 또한 이 대목이다. 서비스 품질에 문제를 느낀 가입자들이 콜센터에 신고전화를 걸면 해당 직원은 기술상담까지 해준다. 비록 고객 스스로가 직접 조치를 취할 수 없어도 상세한 기술상담까지 받고 나면 만족도는 한층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하나로통신이 자랑하는 고객품질도우미(CC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나로통신 콜센터에서는 직원이 가입자 정보를 입력하면 고객 PC와 각종 네트워크 장비, 망에 이르는 품질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치하는 방법까지 콜센터직원들이 숙지하고 있어, 신고 및 장애처리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더불어 CCS는 장애처리기사의 출동건수를 대폭 줄여 회사 차원에서는 비용절감 효과까지 낳았다. 김영호 하나로통신 품질관리팀장은 “인터넷 품질을 고객이 느낄 수 있도록 품질 통계를 매일 공개한다”며 “품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