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e-BiZ클럽 토론회]BPM의 전략적 활용과 확산

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회장 김재민)이 공동 주관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 e비즈니스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23회 e-Biz클럽 토론회가 1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BPM의 전략적 활용과 확산’을 주제로 열렸다. 서울대 안중호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는 메타빌드 조풍연 사장, 경기대 김광훈 교수 등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의 현황 및 발전 방향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를 잇는 정보화 과제가 BPM이라는 데 목소리를 같이 했다. 하지만 BPM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낮은 만큼 성공사례를 도출하는 한편 외국의 메이저 솔루션에 맞설 수 있도록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참석자>

- 안중호 서울대 교수 

-김광훈 경기대 교수

-김원섭 유니텍인포콤 사장

-김준석 대한항공 팀장

-이종세 베어링포인트 전무

-조풍연 메타빌드 사장

-주재영 핸디소프트 상무

*사회: 이상구 서울대 교수

◆토론내용

 ◇사회(이상구 서울대 교수)=BPM이 포스트 ERP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수요자인 기업들은 BPM에 대한 인식 및 관심이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BPM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BPM 시장 전망 및 국내기업들의 가능성에 대해 토론해 보자.

 ◇주재영(핸디소프트 상무)=기업 내에서 업무프로세스를 다른 프로세스와 결합하거나 변화시키는 등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BPM은 이처럼 기업의 프로세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실행시키며 또한 실행결과를 다시 분석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솔루션이다. 이런 측면에서 BPM은 기존 IT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현업에서의 비즈니스 현황에 대한 철저한 고려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BPM은 기술 수용자의 입장을 대거 반영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SI업체와 솔루션 개발사의 역할이 크다. 이는 소비자들은 새로운 제품에 대해 안심하고 채택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SI와 솔루션업체들이 컨설팅 회사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소비자에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풍연(메타빌드 사장)=BPM은 기업 업무 프로세스에 내재돼 있는 지식가치를 최대한 발굴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정의된다. 예컨대 공공기관간에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중첩돼 있는데 이를 통합 관리해 데이터 중심에서 프로세스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BPM은 동면사태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 IT 솔루션 시장을 일으킬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향후 솔루션 시장이 프로세스 개선 역할을 하는 BPM 중심으로 전개돼야 할 필요성에 대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김광훈(경기대 교수)=BPM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과연 BPM에 대해 기업 그리고 솔루션업체의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의문이다. 이렇다할 BPM 성공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BPM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국산 솔루션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

 ◇김원섭(유니텍인포콤 사장)=BPM은 일종의 엔진사업으로 본다. 따라서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 신뢰성 그리고 표준통합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기업들이 이런 요건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BPM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BPM을 엔진사업으로 볼 때 결국 3∼5개 정도의 선두 제품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국내 업체들도 이런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김준석(대한항공 팀장)=90년대 초반부터 비즈니스프로세스재설계(BPR)개념이 들어오면서 낭비를 줄이고 경영혁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것은 이런 새로운 개념을 수용하는 기업들이 그에 적합한 경영관리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BPM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낮은 경영수준을 높일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하나의 트랜드로 끌고 간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이와 함께 솔루션업체들은 ERP를 이미 투자한 업체 그리고 ERP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은 BPM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한 프로세스와 전략이 상당히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종세(베어링포인트 전무)=BPM은 ERP의 다음 정보화 과정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ERP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BPM은 이 데이터를 통합 및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BPM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공사례 도출이 시급하다. 투자를 했을 때 얼마나 성과가 나타나는 지를 보여줘야 하며 솔루션업체들은 과잉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안중호(서울대 교수)=기술의 변화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과거에도 BPM과 유사한 개념이 등장했다가 사라진 후 기술변화에 맞춰 다시 나타났다. 솔루션업계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 대기업들의 BPM 성공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시장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솔루션업체들이 공동으로 단체 또는 협회를 만들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한편 과열경쟁도 막아야 한다.

 ◇사회= BPM 프로젝트의 보급확산을 위해서는 성공사례 도출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성공사례는 어디에서 도출하며 또한 이를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조풍연=기업애플케이션통합(EAI)은 전산개발자 시각에서 접근했다. 이에 반해 BPM은 전산개발자뿐만 아니라 경영자 모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성공사례와 연관돼 분야별로 이들 경영자 등이 쉽게 접근하고 혼돈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 등 철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김준석=BPM을 사용자 중심으로 개발된 툴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정형화돼 있다는 점을 빼고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업종별, 기업 구조별로 BPM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등 사례를 만들어 제시하고 실제 경영이 어떻게 변화를 보일 수 있는 지 확신을 줘야 한다.

 ◇안중호=소비자는 상품에 대해 충분히 알 때 구매한다. BPM도 그것을 수용하는 고객사들이 충분히 알아야 한다. 솔루션업체들이 BPM의 장점만을 강조하며 공급하면 오히려 고객사의 이해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종세=기업의 경영자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고민을 하고 있으며 또한 이런 고민을 해결할 때 의사결정을 내린다. BPM도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재영=국산 솔루션에 대한 역차별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을 들고 싶다. 고객사 뿐만 아니라 SI업체들도 국산보다는 외산을 선호하고 있다.

 ◇사회=BPM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국산 솔루션업체들은 외국제품에 맞설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축적해야 하며 또한 새로운 시장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BPM이 진정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확산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상 23회 e비즈 클럽 토론회를 마친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Biz클럽 토론회가 19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BPM의 전략적 활용과 확산’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BPM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성공사례 도출 및 인지도 확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주제발표: 안중호 서울대 교수 -BPM의 전략적 활용과 확산

 그동안 IT 방법과 기술은 프로세스가 아닌 데이터 중심이었다. 이는 원가 중심의 사고, 그리고 PC는 프로세스의 변화를 감지해서 변화에 실시간 대응할 수 없다는 그릇된 판단에서 비롯됐다. 데이터 중심의 IT 패러다임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이 통제력을 가질 수 없었다. 이들이 중시하는 비용·품질·속도·서비스 등의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조직 경계를 넘어선 정보와 지식이 포함돼야 한다.

 기업의 미래 경쟁력은 데이터보다는 프로세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고객·공급자·종업원·거래협력사들이 DB 공유를 해야 하지만 나아가 비즈니스라는 전체 시스템 안에서 동적으로 작업결과가 반영되고 항상 최신 상태로 움직이는 프로세스 기반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

 BPM은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효율적으로 변화를 이루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프로세스 지향사고를 목표로 기존의 데이터 중심 사고를 바꾸자는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포트폴리오에 의해 가장 잘 관리되며 가치가 높은 프로세스는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산출한다. 따라서 ROI를 통해 프로세스 포트폴리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

 BPM 프로젝트는 초기 BPM시스템 중에서 일부분만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며 경험 축적에 따라 만들어질 많은 프로세스들에 맞춰 단계적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효과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 경영을 위해서는 BPM기술과 함께 프로세스 경영 역량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층의 BPM 전략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 △전략 전문가들의 BPM 활용 방안에 대한 상세한 정의 및 분명한 목표 설정 △업무담당자의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업무수행에 필요한 적절한 기술 보유 등이 필요하다.

 또한 BPM을 구축하고자 하는 전사적인 사고 전환과 최고 경영층의 확고한 의지도 요망된다.

 초기에는 BPM을 전사적인 측면에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 구체적이며 가시성이 높고 적은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현실성 있는 문제의 해결을 통해 경영층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프로세스 경영과 함께 정보제공, 교육 및 훈련하는 학습조직을 구축함으로써 BPM 역량을 강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비즈니스 관행, 엄격한 규약과 구조화된 입출력 업무가 주는 제한된 시각에 얽매여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넓은 시각을 가졌거나 이를 다뤄본 비즈니스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 양성도 뒤따라야 한다.

 < jah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