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의 대당 평균가격이 급상승세를 보이는 한편 VCR나 DVD플레이어·전자레인지 등의 평균 판매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발표한 2004년 1분기 보고서를 기반으로 2003년과 지난 1분기 각 품목별 평균 단가를 분석한 결과 양문형냉장고, 드럼세탁기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이들 제품의 대당 평균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8%에서 최고 62%까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양사가 보고서에 제시한 가격은 품목별 매출액을 매출수량으로 나눈 평균가격 또는 주력제품의 판가를 나타낸 것으로 소비자 가격이 아닌 유통업체에 공급한 가격이 기준이다.
양사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가격 상승폭이 가장 많은 품목은 삼성전자의 에어컨이다. 올 1분기 삼성전자 에어컨의 내수 평균가격은 대당 104만6000원으로 64만7000원이었던 2003년에 비해 무려 62%나 올랐다. 수출 제품도 1분기 386달러의 평균 가격으로 지난해에 비해 23% 상승했다. 2002년에 274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매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역시 1분기 내수 평균가격이 87만원, 수출 483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20%와 14% 가량 인상됐다. LG전자의 냉장고는 1분기 내수 평균가격이 61만6000원으로 지난해 56만8000원에 비해 8% 상승했다. 수출 가격은 대당 272달러로 지난해 대비 1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가격에는 90리터급 소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이들 제품의 평균가격이 오른 것은 최근 양문형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평균 판매가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수량 기준으로 50%에 근접 또는 넘어선 수준이다.
국내 생산라인을 철수, 해외로 이전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의 경우 내수 평균 가격은 지난 1분기 8만6000원으로 2003년 9만7000원, 2002년 10만4000원에 비해 점점 떨어졌다. 반면 수출 가격은 2002년 94달러, 2003년 123달러, 2004년 1분기 132달러로 오히려 상승했다.
백색가전의 평균가격이 상승중인 데 비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VCR나 중국산 제품공급의 확대로 경쟁이 치열한 DVD플레이어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LG전자의 VCR 내수 평균가격은 2002년 15만9000원에서 2003년 14만원, 2004년 1분기 12만8000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DVD플레이어는 삼성전자의 경우 내수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수출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LG전자는 정반대로 내수 가격은 올라간 반면 수출가격은 13% 가량 떨어졌다. 양사의 가격정책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백색가전의 평균가격이 올라간 것은 그만큼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가 늘어났다는 증가”라며 “앞으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