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이른바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생긴다.
19일 고려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고려대에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을 개설을 위해 1년에 4만달러씩 3년간 12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부터 공대에 엔터프라이즈를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외에 한양대, 포항공대, 영남대, 아주대도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고 국내 각 대기업과 협력을 논의 중이다. 특히 한양대는 대기업 협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체 예산으로 라도 실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란 30여명 가량의 대학생이 초기 자본금 3000만원 규모로 대학 내 회사를 가상으로 설립한 다음 경영을 학습하도록 한 것. 미국 미시간 공대에서 처음 도입, 공대생들의 기업 경영 마인드를 조기에 확립시키며 호평을 받아왔다.
미시건 공대에서는 사업 초기 지원 대상이 3개 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7개 팀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다. 미국 GM 등 15개 기업이 연간 4만달러씩 각 팀에 지원하고 있다.
3, 4학년생이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을 맡고 1, 2학년생은 부장, 사원을 맡아 투자와 마케팅, 경영 전략을 세워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는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기업’과는 다른 형태로 이공계 학생들이 졸업 하기 전부터 기업에 대한 이해를 도모해 향후 사회 진출에도 도움이 되게 한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그램 국내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한국공학한림원도 “대학과 기업과의 괴리에서 나오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이공계 출신의 고용을 촉진하며 기업에서도 당장 쓸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림원 측의 한 관계자는 “미시건 공대의 조벽 교수가 성공적 프로그램 도입에 앞장서고 있으며 국내 대학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현재 공학교육 혁신을 통한 대학과 산업계 간의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