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산업 돌파구를 찾아라]대형업체

시스템통합(SI)은 국내 정보통신산업을 이끌어가는 기본 축이다. 도시정보화·국가재난관리·신공항·국방 등 사회간접자본(SOC)은 물론이고 민간부문의 경영정보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대형 SI사업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

 하지만 국내 대형 SI업체들의 현실은 이러한 막중한 역할과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덤핑 수주와 부실공사 관행 등 첨단산업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후진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내부 기업구조와 업무 프로세스 및 품질관리 수준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국내 대형 SI업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채산성이다. 실제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업계 선두를 달리는 한 기업은 지난해 외부진단을 통해 과반수의 사업부문에 대해 ‘사업성 불투명’ 판단, 즉 사실상의 ‘철수’를 권고받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 외국계 기업의 도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IBM·MS·HP·EDS 등 유수의 기업들은 호시탐탐 한국 SI업체의 인수·제휴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권 기업들의 도전에도 직면한 상황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사업구조의 전환과 프로세스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더는 ‘토털IT서비스기업’으로의 변신이 구호로만 그쳐서도 곤란하다. 국내 SI산업의 텃밭을 송두리째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이제 영역방어를 넘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때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삼성SDS

 삼성SDS(대표 김인)는 오는 2010년 ‘글로벌 톱10 IT서비스’ 기업을 목표로 확대경영, 글로벌경영이라는 경영기조 아래 사업방식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정보화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선도능력을 갖춘 토털 IT서비스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이를 위해 전략마케팅체체를 확고히 구축하고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걸맞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라인맵’과 ‘셰어드 서비스(Shared Service)’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첨단SW공학센터를 통해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신기술 적용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실시간기업(RTE:Real-Time Enterprise), 유비쿼터스, 전자태그(RFID), 웹서비스 등 미래기술 연구도 추진중이다.

 특히 RTE를 핵심개념으로 선정, 실시간 고객대응 서비스(유통), 실시간 공급망관리(제조), 실시간 위험관리(금융)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컨설팅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RTE 개념에 기반한 토털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어울러 국제 IT아웃소싱 참조모델(ITIL), CMM, CMMI 등 분야의 전문 인력개발을 통해 품질인증활동을 강화하고 주요 고객사에 대한 책임관리체제인 AM(Account Management) 제도도 전면 시행키로 하는 등 글로벌 토털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인터뷰> 김인 삼성SDS 사장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2010년에는 전세계 톱10 IT서비스업체로 도약하겠습니다.”

김 사장 부임 후 삼성SDS는 조직과 역량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토털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올 해 전략마케팅조직을 신설해 전사적 전략수립에 나선 데 이어 컨설팅 조직을 대폭 강화하는 등 과거 삼성SDS의 행보와는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같은 시도는 모두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다. 경영기조를 확대경영, 글로벌경영으로 잡고 최근 전사적으로 ‘혁신 350일 운동’을 시작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김 사장은 “세계 초일류기업의 반열에 올라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 정보화사업을 통해 확보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IT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글로벌IT서비스업체로서 브랜드파워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LG CNS

LG CNS(대표 정병철)는 그동안 대법원 등기부 전산화,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 대형 시스템통합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CMM 레벨 5인증, 세계 최초 eSCM 레벨3 인증 등 대외적으로 입증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토털IT서비스 제공의 기반을 마련해왔다.

현재는 IT컨설팅, SI, IT아웃소싱, NI(Network Integration),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등 다양한 IT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신사업 창출 도구로 IT를 활용하려는 고객의 요구 변화에 따라 이를 통합한 토털IT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이를 위해 SI분야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과 견실한 고객관계를 기반으로 IT아웃소싱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T아웃소싱 사업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성장기반일 뿐 아니라 토털 IT서비스업체로 자리매김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IT뿐 아니라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아웃소싱하는 BPO, 근거리 통신망(LAN) 등의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고객 환경에 알맞는 네트워크 관련 컨설팅과 시설구축 등을 제공하는 NI사업도 중장기 전략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컨설팅 능력 배양을 통해 이미 성공적인 IT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서울시 신교통카드 사업과 같은 선제안형 사업도 집중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정병철 LG CNS 사장

“컨설팅을 비롯한 핵심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 한층 향상된 IT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정 사장은 지난 해 LG CNS가 네트워크통합(NI)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고 IT아웃소싱과 BPO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이 바로 토털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 정 사장의 분석이다.

특히 그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고 고객보다 더 많은 산업지식을 갖춤으로써 서울시 신교통카드와 같은 선제안형, 고부가가치 사업을 성공시킨 점을 강조한다.

정 사장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IT를 리드해나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증거”라며 “이같은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 C&C

SK C&C(대표 윤석경)는 오는 2006년까지 ‘IT를 활용한 토털서비스 제공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IT아웃소싱 체제를 도입한 이래 자산과 구매 통합을 통한 시너지 제고,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선진 서비스수준협약(SLA) 도입 등 비용과 품질 면에서 서비스 수준을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지속적인 운영효율화와 경영 인프라 강화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운영 효율성을 달성하고 BPO 등 다양한 신규사업기회도 발굴할 계획이다. 또 특화 솔루션 등 경쟁우위가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SK C&C는 특히 토털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컨설팅 능력을 높이고 IT아웃소싱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 수준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관련 인력확충과 함께 eSCM 등 인증체계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또 품질제고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올 해 안에 CMM 4단계 인증과 내년에 CMMI도 4∼5단계 인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뷰> 윤석경 SK C&C 사장

“토털 IT서비스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본틀은 갖췄다고 봅니다. 기술적인 역량을 배가하고 품질수준과 경영효율성을 제고해 2006년까지 실질적인 토털서비스업체가 거듭나겠습니다.”

윤석경 사장은 SK C&C가 토털 IT서비스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로 그동안 통신·금융·제조·공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펼쳐온 SI사업과 역량을 집중해온 IT아웃소싱사업 등을 꼽는다.

특히 그는 국내 SI시장이 프로젝트 중심의 시장구조와 SW유통시장의 부재, 불합리한 사업대가 산정방식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기술력 및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신규사업 발굴과 기존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연계한 토털서비스업체로의 변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윤 사장은 국내 최대 무선통신기업인 SK텔레콤 등에 시스템관리(SM) 서비스를 제공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IT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