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인전자의 벤처신화를 잇는다.’
지난 90년 8월 설립돼 국내 멀티미디어 그래픽 카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벤처 1세대’로 불렸던 두인전자 출신들이 그래픽 카드·셋톱박스 등 정보 가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 화제다. 당신 두인전자를 이끌었던 주요 임원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브랜드를 확보하면서 발굴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두인전자 출신이 설립한 회사가 디지털 존. 영상 편집 보드 업체인 디지털 존은 디지털 영상 압축과 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TV·수신카드·위성 멀티미디어 방송(DMB) 분야의 다양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당시 기술 영업을 맡았던 심상원 디지털 존 사장은 두인전자에서 근무하던 중 외환 위기(IMF)를 맞아 회사 사정이 어렵자 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독립했다.
디지털 존은 최근 수능 방송과 맞물려 외장형 수신카드가 ‘대박’을 맞으면서 지난 해 매출 64억 원에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 원을 자신하고 있다. 대만과 중국 등으로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웅 디비코 사장도 두인의 기술연구소 출신이다. 이지웅 사장은 98년 디비코를 세운 후 고선명(HD) TV 핵심 기술인 HDTV·AC3 디코더를 자체 개발했으며 영상 압축(DV·MPEG2·MPEG1)과 저장 장치 관련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퓨전HDTV’는 국내 HDTV수신 카드의 판매 수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비코는 올 상반기 동영상 파일을 PC없이 TV로 바로 출력해 볼 수 있는 휴대용 동영상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티빅스’를 선보이고 국내 뿐 아니라 미국·유럽·대만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에도 두인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디지털 셋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김진묵 에이엠티 사장은 당시 연구소장을 맡아 기술 중심의 두인전자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김 사장은 97년 셋톱 전문업체를 설립한 이 후 유럽과 중동 시장에 진출해 국내의 앞선 기술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중동 시장에서는 휴맥스와 버금 갈 정도로 바이어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이 밖에 지난 98년 설립돼 포스트PC를 비롯, 임베디드 제품을 공급하는 나기철 디에스티 사장도 두인전자 출신이다. 당시 마케팅을 총괄했던 나 사장은 지금은 윈도 임베디드 운영 체제(OS)와 관련한 솔루션을 중심으로 PDA· 스마트폰· 셋톱박스· 차량용 네비게이션 등의 임베디드 기기 개발 업체에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90년 8월 설립된 두인전자는 92년 자체 기술로 MPEG 카드 등을 개발해 95년 멀티미디어 하드웨어 시장에서 70% 정도를 점유해 95년 벤처 대상을 수상했으며 98년 경영난으로 당시 활동하던 주요 인력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