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경기 불황으로 비상이 걸리면서 전기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약 가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주요 가전 업체와 전자상가 등에 따르면 올 초 예약 판매에도 불구, 판매가 저조했던 에어컨이 4월 말을 기점으로 절전형을 중심으로 판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삼성은 절전형 제품이 올 초 대비 30% 정도 늘었으며 일반형과 절전형의 판매 비율은 2대8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절전형 에어컨은 30∼90Hz까지 변환된 속도로 콤프레서를 작동하며 실내 온도가 낮을 때는 30Hz로, 소비 전력을 줄이고 온도가 높으면 빨리 작동해 긴급 냉방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절전형 제품은 기존 제품의 전력 소비량이 300Kw 후반이었던 것에 비해 200K∼300Kw초반 정도에 머물러 평균 4만원 가량의 전기료를 8000원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삼성의 18평 스탠드형 S1891GF, LG의 23평형 LP-C231AD, 위니아만도 15평형 PT152G 제품이 최근 유통점에서 잘 팔리는 에어컨 인기 상품.
정수기도 여름이 다가오면서 냉각 기능을 갖춘 절전형 상품이 인기다. 테크노마트 측은 “방문 고객 중에서 전체의 40% 정도가 반드시 절전형을 원하며 28% 정도는 기왕이면 절전형이 낫다고 얘기하는 추세”라며 “청호 얼음 정수기 ‘아이스 콤보(CHP-5010S)’와 웅진의 5단계 필터에 과냉 방지 기능을 갖춘 절전형 ‘CP-03BL 모델’이 인기”라고 말했다.
여름철 이용 빈도가 늘고 있는 냉장고도 초절전 제품이 강세다. 삼성·LG 등은 독립 냉각 방식을 채택하고 냉장고의 문을 여닫는 횟수나 외부 온도·식품 보관량 등을 감지해 적절한 온도로 가동하는 2004년형 초절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위니아 딤채 DG-R1566HGG, LG R-K168W, 삼성 SKR-1773IK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밖에 여름이 되면 교체 수요가 전체 판매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세탁기도 전기료가 적은 반 건조 방식의 드럼 세탁기가 잘 팔리고 있다.
테크노마트에서 가전 매장을 운영하는 봉화프라자 김성호 부장은 “이라크 사태 등으로 기름값이 폭발적으로 오른 후에 에너지 효율을 살피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초절전 제품을 사용하면 월 전기비를 평균 20% 이상 절약해 처음 구매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나중 유지, 관리비를 생각해서 절전형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