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밴(VAN) 서비스 업체들이 주수익원이었던 현금지급기의 신용카드 현금대출서비스감소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현금지급기 기능 다양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네트·한국전자금융·노틸러스효성·KIS뱅크·게이트뱅크 등 CD밴서비스 업체들은 차기 수익원의 실마리를 공과금 납부·티켓판매·전자화폐 충전서비스 등을 통해 찾고 있다.
이같은 부가서비스 확대 움직임에 따라 현금 수요에만 대응해 왔던 현금지급기가 고객들에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원스톱 금융복합기기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부가서비스 추가=현금지급기는 이제 현금만 찾는 곳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한네트의 경우 현금지급기에서 야구장 등 운동경기 티켓과 고속버스 승차권을 발매하고 있으며 노틸러스효성은 최근 도시가스·국민연금·건강보험·아파트관리비 등 각종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한국전자금융도 현재 서울시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와 교통카드 충전서비스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게이트뱅크의 경우 보험금 납부 및 처리가 가능한 현금지급기를 개발,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에 공급했다.
◇카드론서비스 위축이 주원인=현금지급기 기능의 다양화 움직임의 주된 원인은 주 수입원이었던 신용카드 현금대출서비스(일명 카드론) 위축때문이다. CD밴업체들이 운영하는 현금지급기의 경우 예전에는 카드론의 비중이 40%(예금인출은 60%)이었으나 최근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한도 축소와 이용고객감소로 15%가량으로 크게 떨어졌다. 예금인출의 경우 변동폭이 그리크지 않기 때문에 카드론 이용감소가 고스란히 수익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또 은행과 CD밴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현금지급기를 설치하다보니 시장이 포화에 달해 대당 수익이 정체되고 있는 것도 부가서비스 확대를 꾀하는 원인 중 하나다.
◇엇갈리는 성공 전망=이같은 업체들의 시도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전시효과일 뿐 투자비용에 비해 수수료 수익이 그리 크지 않다”며 회의적 눈길을 보내고 있다. 모바일뱅킹 등 현금지급기의 부가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을 갖춘 대체수단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현금지급기를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전자금융의 한 관계자는 “현금지급기의 장점은 현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곧바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뱅킹 등 다른 금융채널이 대체할 수 없는 ‘현금지급 기능’을 부각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