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부문을 오는 2007년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제2의 DMS(Digital Manufacturing System) 추진△TDR의 생활화 △현지생산 및 R&D 체제 확대 등을 통해 생산성과 대외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 김쌍수 부회장에 이어 LG전자의 간판사업인 DA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영하 부사장(50)은 핵심부품 및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 프리미엄급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 오는 2007년에는 세계 어플라이언스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부사장은 특히, 한개 제품 이상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국가 수가 지난해에는 50개국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60여개국으로 확대해 글로벌 역량을 확대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하이엔드 시장부터 공략한 뒤 점진적으로 로우엔드 시장으로 확대하는 ‘톱다운’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3년 전부터 북미를 비롯한 해외 주요 지역에서 LG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 이제야 서서히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전략과 혁신을 통한 프로덕트 리더십 확보로 DA부문 글로벌 톱에 오를 것입니다.”
이 부사장은 이를 위해 기존의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인 ‘DMS’를 한층 강화하고 혁신을 위한 ‘TDR(Tear Down&Redesign)’의 생활화를 추진키로 했다. DMS는 LG전자가 창안한 개념으로 부품을 모듈화하거나 외부에서 조달하는 등 사내 생산시스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프로덕트 리더십 확보 차원에서 6시그마 경영에도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LG전자 DA부문의 경쟁력은 컴프레서나 모터와 같은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품질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DMS를 실시한 이후 30∼50% 생산성 향상을 거뒀으며, 연간 300∼400개에 이르는 TDR 프로젝트 역시 경쟁력 향상의 원동력입니다. 또 전 사원을 대상으로 6시그마 벨트 제도를 운영중인데, 입사 4년차 이상의 사원 가운데서는 이미 70% 정도가 블랙 벨트를 취득했습니다.”
사업품목의 구조조정도 그의 중요한 당면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미 창문형 에어컨과 100리터 이하의 소형 냉장고, 일반형 전자레인지, 일반형 청소기 등은 이미 중국 생산체제로 도입했으며, 앞으로도 국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품목은 과감히 해외 이전을 추진키로 했다.
이로써 이 부사장은 프리미엄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고급형 냉장고에만 장착해왔던 ‘리니어 모터’를 올해부터는 점진적으로 일반형 제품으로 확대 적용하고, 전자레인지는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형 제품만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제는 중국 추격에 따른 제조 경쟁의 한계와 기술선진국들의 장벽강화로 인해 볼륨만으로는 선두를 유지하기 어려우므로 독자적인 기술을 획득해 밸류 게임을 펼쳐야 합니다.”
한편, 최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의 잇따른 특허 시비와 관련해 이 부사장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전세계 특허를 분석해 특허 분쟁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DA부문은 특허료를 한푼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외에서 특허권 8000여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3500여건의 특허를 국내에 출원하고 2000여건은 해외에도 출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 기지가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특허출원을 강화하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지난해 1800건을 출원해 중국 내 출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DA의 경우 제품 덩치가 크고 나라마다 식생활 문화가 달라 다른 첨단 전자업종과는 달리 로컬 업체들이 나름대로 자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DA사업은 식생활 문화가 곧 진입장벽이라는 얘기다.
“DA부문에서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없습니다. 외형만 가지고 글로벌 플레이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앞으로 LG전자가 핵심부품과 기술을 바탕으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것입니다.” 취임 5개월째를 맞는 이 부사장의 각오다.
LG전자 DA사업본부는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 수출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8.8% 증가한 5조 6488억원 매출에 49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8.8%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