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21](14)테라포밍

만약 지구 멸망의 날이 도래한다면, 인간은 어떤 방법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이른바 ‘테라포밍( )’이다. 지구가 아닌 다른 외계의 천체 환경을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현재까지 테라포밍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은 화성이다. 화성은 육안으로도 붉은빛이 선명하기 때문에 ‘불 화(火)’자를 써서 ‘화성(火星)’이라고 부른다. 화성이 붉은 이유는 표면의 토양에 산화철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이 녹슨 행성을 바꾸는 방법은 영화 ‘레드 플래닛’에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21세기 초, 자원고갈과 생태계 오염 등으로 지구의 거주 환경이 점점 악화되자, 인류는 화성에 이끼 종자를 가득 담은 무인로켓을 발사한다. 화성에 도착한 이끼는 자체적으로 번식해 표면을 뒤덮고, 그들이 배출하는 산소가 모여 인간이 호흡할 수 있는 대기층으로 바뀐다.

이 이야기는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화성의 극지방에는 ‘극관’이라고 부르는 드라이아이스로 추정되는 하얀 막 같은 것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녹여 화성에 공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극관을 녹이려면 그 위에 검은 물질을 덮어 햇빛을 잘 흡수하게 한 다음, 온도를 상승시켜야만 한다. 이 검은 물질은 소량을 뿌려도 자체 복제를 통해 극관 전체를 뒤덮을 수 있는 물질, 바로 영화 ‘레드 플래닛’에 나오는 이끼류가 적합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 화성과 비슷한 환경인 남극지방에서 이미 이런 종류의 이끼가 발견된 바 있기 때문에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이렇게 되면 이끼의 번식으로 극관에 태양광선의 흡수량이 증가하고 온도가 올라가 조금씩 녹아내리면서 화성의 표면에는 공기가 생성되는 것이다.

최소 몇 백년은 걸리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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