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도입하는 슈퍼컴퓨터 3호기의 규격이 32비트 이상 범용칩을 사용하는 클러스터 방식으로 최종 결정됐다. 다만 시스템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서 32비트와 64비트 범용칩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외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기상청이 추진중인 슈퍼컴 2호기에 앞서 이론 성능치 기준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 구축사업을 둘러싸고 한국HP·LG IBM·한국IBM·삼성전자·델코리아 등 서버 업계의 수주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동택 서울대 중앙전산원 실장은 24일 “최근 기종선정위원회에서 64비트 또는 32비트의 범용칩을 사용해 클러스터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면서 “32비트 칩과 64비트 칩을 혼용할 경우 전체 시스템의 성능 저하가 우려돼 2종의 칩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대 기종선정위원회는 슈퍼컴 구현방식을 놓고 32비트와 64비트 범용칩을 혼용할지, 64비트만으로 구현할지 최종 방식을 조율해 왔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측은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조달청에 슈퍼컴 3호기 도입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할 계획이며 향후 조달청 구매 절차에 맞춰 기술과 가격 심사가 무리없이 진행된다면 7월 말께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 30억원이 투입돼 구축되는 슈퍼컴퓨터 3호기는 이론 성능 기준으로 10테라플롭스(TF/s, 1초에 1조번 연산), 실질성능 기준 4.5 TF/s를 목표로하고 있다. 이는 기상청이 도입을 추진하는 슈퍼컴 2호기와 같은 수준으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를 매기는 Top500.org 기준(2003년 11월 기준) 12위권(피츠버그슈퍼컴센터 4.46TF/s)에 올라서는 수준이며 클러스터 전용 슈퍼컴퓨터 영역에서는 상위 5위권 이내 진입이 가능한 규모다.
최종 기술규격 확정에 앞서 서울대 측은 벡터·SMP·클러스터 등 슈퍼컴 구현방식 가운데 예산규모에 따른 가격대비 성능 최적화를 위해 인텔·AMD 등 범용칩을 적용한 클러스터 방식을 채택했다.
서울대 기종선정위원회는 향후 제안서 접수가 마감되면 벤치마크테스트(BMT)를 거치지 않고 기술점수와 가격을 8 대 2의 비율로 산정, 오는 7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