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日이비덴 `공방`

삼성전기와 일본의 이비덴이 세계 서브스트레이트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설비증설 등 공방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1위 목표 달성 시점’과 이비덴의 ‘1위 자리 굳히기 시점’은 공교롭게도 2007년께로 모아져,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양사의 이번 맞대결은 삼성전기가 지난 91년 10월 일본 이비덴으로부터 다층인쇄회로기판 기술을 도입해 기판사업에 진출한 이래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관심이 배가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1월부터 칩세트용 플립칩 BGA를 양산, 이비덴과 경쟁을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 이비덴의 아성인 CPU용 플립칩 BGA 진출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부산 3공장 조기 준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플립칩 BGA·CSP·PBGA 등의 생산능력을 강화하고자 올해 1625억원, 내년 2000∼25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해 기판 사업에서 올해 9000억원, 2007년 1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비덴은 최근 ‘리뉴얼 이비덴 플랜’이란 중장기 경영계획을 마련하고 플립칩 BGA·PGA·PBGA 등 서브스트레이트 사업과 건자재·세라믹 등 분야에 2007년까지 연평균 2000억∼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3조원 총매출의 상당 부분을 기판 사업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비덴은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 서브스트레이트 사업에서 1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와관련,삼성전기는 초기엔 일본 이비덴의 도움을 적잖이 받았지만 차세대 공법인 ‘사비아 II 및 III ’ 등 독자 개발 성과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청출어람’의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삼성전기가 지난 91년 10월 일본 이비덴으로부터 다층인쇄회로기판 기술을 도입, 기판사업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서브스트레이트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넘볼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삼성전기가 과연 이비덴을 제치고 1위 입성에 성공할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비덴은 플립칩 BGA·PGA 등 고부가·고기술 서브스트레이트에 관한한 삼성전기가 따라올 수 없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설립 92년의 기업 관록을 보유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