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증대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경쟁력 있는 틈새시장을 선택한 후 이를 집중 공략해 시장 주도력을 유지하고, 목표 제품군의 수요를 이전보다 확대시켜 수익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아남전자의 국내영업담당 서상훈 상무(54)는 올해 TV사업 마케팅 전략을 ‘수익성 중심의 선택과 집중’으로 정하고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의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남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 110개 TV 전 모델에 대해 철저한 손익분석을 거쳐 이익률이 떨어지는 모델들은 단종하거나 통합을 단행, 수익성 높은 모델 75개 수준으로 제품라인업을 압축했다.
서 상무는 본격적인 디지털TV 시대를 맞이해 아남전자도 예전의 ‘대형TV는 아남’이라는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경쟁력 있는 제품군의 시장 확대에 영업을 집중할 계획이다.
“TV는 통상 교체주기도 10년에 가깝고 집집마다 보유대수가 2대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이 침체됐지만 2000년대 들어 방송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면서 디지털TV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디지털 가전시장은 예전과 같은 비주얼 중심이 아닌 오디오 기술의 접목과 컨버전스 제품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높아짐에 따라 이들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아남으로서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는 또 아남전자가 지난 30년간 영상기술과 오디오 음향기술을 동시에 개발해온 국내 유일의 AV 전문기업으로 기술력 뿐만 아니라 디자인 통일, 컬러 통일, 제품간 호환성에 있어 다른 업체보다 홈시어터 구성에 유리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디지털 제어기술이나 회로 튜닝업 기술, 고음질에 대한 개발능력 등이 뛰어 나기 때문에 디지털TV와 디지털 셋톱박스(DSTB), 리시버 앰프, DVD플레이어 등을 결합시킨 복합디지털 멀티미디어 제품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유럽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VCR, DVD플레이어, 리시버 일체형인 스리콤보(3Combo) 제품이다.
아남전자는 지난 2002년 법정관리 졸업 이후 매출확대 위주의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내실위주 및 영업조직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국내 소비위축과 업체간 과도한 가격경쟁 등으로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올해부터 디지털 가전제품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경제 회복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남은 음이온 TV와 같은 차별적인 컨셉트와 가전시장의 틈새수요를 집중 공략하여 독자적인 시장영역을 구축하고, 국내 및 해외 AV 관련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제품라인업을 확대하고 신흥시장인 동구권, 인도에 이어 미주지역의 신규 바이어 개척을 강력히 추진함으로써 국내 영상가전시장 점유율을 10%대 이상으로 끌어 올려 영상가전업계 시장점유율 3위를 고수할 계획입니다. 수출 비중도 60% 이상으로 확대해 내수중심의 사업구조를 수출형으로 재편함으로써, ‘작지만 강한 기업’ ‘AV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 2004년을 예전 대형TV의 명가 아남의 명성을 되찾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