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스닥 출범이 국내 증시와 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
중국이 차스닥시장을 정식 인가하면서 증권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국내 기업과 우리 증시의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지난 17일 선전 증권거래소에 ‘중소기업창업증시(일명 차스닥)’를 정식인가했다. ‘중소기업창업증시’는 미국 나스닥, 우리나라의 코스닥과 유사한 신흥 기술주 중심의 증권거래시장이다.
현재 중국증권감독위원회 발행심사를 통과한 회사는 12개사이고 등록 예정기업은 60여개사로 알려졌다. 이들은 6월부터 주간 단위로 10개 기업씩 시장에 등록될 전망이다. 또 코닥·유니레버·미쉐린 등 20여개 외국계 기업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시장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은 26일 중국에 코스닥과 유사한 차스닥이 열림에 따라 국내 기술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아시아권에 다른 기술주 주식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미·유럽 중심의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중국 기술기업과 국내 코스닥 기업 간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고 △올해 중국 IT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15% 성장한 43조4700억원에 달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중국의 기술과 별 차별성이 없는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들은 차스닥의 기업상장이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 외국인들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차스닥 등록 붐이 거세질수록 국내 기술주의 주가 조정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회 요인도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다수가 이미 중국 내 현지 생산 공장을 갖고 있고 중국 IT기업과 기술제휴·합작투자를 해온 만큼 차스닥과 관련한 수혜 기업들도 상당수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차스닥 수혜주’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차스닥 등록을 꾸준히 준비해온 국내 기업 △중국 정부와 합작 또는 상호 출자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 △합작 조인트 벤처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 △중국 첨단산업 육성에 따른 세제나 M&A 등 혜택이 가능한 업체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개설 초기의 기대처럼 신흥 주식시장이 주목받은 예는 많지 않은 만큼 차스닥 개설에 따른 국내 영향은 좀더 시간을 갖고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맹목적인 기대나 비관보다는 중국 현지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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