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기전자 등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의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져 성장잠재력 약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성)는 ‘국내 주력산업 현황 및 고부가가치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등 제조업이 80년대 이후 주력 수출 종목으로 부상해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으나 구조와 내실측면에서는 여전히 허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전통산업과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의 신기술 접목 △인적자원 개발 등을 통한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반도체 등 12대 주력산업이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제조업의 54.4%(2001년)를 차지하고, 6대 품목이 전체 수출의 50.4%(2003년)를 담당하는 등 국내산업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으나 부가가치 등 질적 측면에서는 일본의 동종산업과 비교해 아직도 취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제조업 생산유발계수는 1.96(2000년)으로 일본(2.26)의 86.7%에 불과했으며, 부가가치유발계수도 0.627로 일본(0.869)의 7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주력산업이 포진하고 있는 기초소재와 조립가공 업종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일본의 63.3%와 70.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식경제발전능력 지표인 R&D 투자규모도 144억달러로 미국(2922억달러)의 20분의 1, 일본(1279억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해 R&D 부문의 △정책혁신 △핵심기술투자 △특허기술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한상의 경영조사팀 손세원 팀장은 “R&D 지출부문에서 세계 3위인 중국이 매년 10∼15%씩 지출을 확대하면서 산업 고부가가치화에 노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부품·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