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오픈소스에 힘 싣는다

사진; CA가 오픈 소스 기반의 솔루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 바렌차 CA 수석 부사장(왼쪽 첫번째), 샘 그린블랫 CA 리눅스 수석 부사장(〃 두번째)을 비롯한 오픈 소스 진영의 전문가들이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관리 솔루션 분야의 선두 기업인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가 3개월 후 새롭게 출시할 리눅스 기반의 관계형DBMS ‘잉그레스’(릴리즈 3 버전)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 오픈 소스 진영과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전략을 밝혔다.

 리눅스 DBMS 사업 재가동, 소스 코드 공개, 오픈 소스 진영과 공조 강화 등 굵직한 이슈를 포함한 이번 발표는 CA 임원진의 말처럼 ‘CA 설립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일’로 간주될 만하다.

 더욱이 CA는 DBMS 이외에 다른 솔루션 분야에서도 소스 코드 공개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밝혔으며, 오픈 소스 진영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IT 관리 솔루션 영역은 물론 오라클이나 IBM이 장악하고 있는 기업 DBMS 시장에서도 CA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눅스 기반 DBMS 소스 공개=CA가 24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A월드2004’에서 밝힌 오픈 SW 소스 전략에 따르면 리눅스 기반의 관계형 DBMS인 ‘어드밴티지 잉그레스 r3 포 리눅스’와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인 ‘브라이스토어 도큐먼트 매니저’를 출시한다. 또한 △소스 공개에 따른 라이선스 정책 ‘신뢰성 있는 오픈 소스 라이선스(TOSL)’ 도입 △리눅스 커널에 관리와 보안 기능을 자동 강화하는 이벤트 관리 솔루션 ‘KGEM’ 출시 △오픈 소스 기반의 콘텐츠 관리 솔루션(CMS) 그룹인 플론 커뮤니티와 공동 재단 설립 등으로 압축된다.

 이번 발표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DBMS의 소스 코드 공개다. 함께 출시된 KGEM 역시 소스 코드가 공개된다. 물론 애플리케이션 개발 목적의 기업에는 새롭게 정해진 TOSL 정책에 따라 이용료를 받게 되지만 개발자들에게는 전면 오픈된다.

 ◇소스 코드 왜 공개했나=이번 발표는 IT 종합 관리 솔루션 업체로 성장을 꾀하는 CA의 장기 전략의 출발점이다. CA는 이번 행사에서 향후 자사의 통합 IT 관리 전략을 MDB 기반의 ‘공통서비스’ 중심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MDB는 기업 IT 관리에 해당되는 자원 및 변화 이력, 관리 프로세스 등의 모든 정보가 모이는 집합체로 CA는 자사 잉그레스를 기반으로 MDB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리눅스인가. 이에 대해 샘 그린블랫 수석부사장(리눅스기술그룹)은 “앞으로는 리눅스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점차 확대될 것이 분명한 만큼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빠른 기술 변화 시대에서 단일 기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오픈 소스 진영과 상호 공조를 통해 역할을 분담하는 새로운 SW 개발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MDB 구현에 필요한 DBMS를 아예 리눅스 기반으로 하되 소스 코드 공개를 통해 리눅스 기반의 SMS 관련 솔루션 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플론 재단’ 설립의 한 주체인 플론은 오픈 소스 기반의 CMS 전문 커뮤니티이고, 이와 별도로 CA 잉그레스 기반의 WAS를 개발키로 합의한 J보스나 잉그레스 기반의 CMS를 개발키로 한 조프 각각 오픈 소스 진영의 대표 커뮤니티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눅스DBMS 시장 자연스런 진입=CA의 소스 코드 공개 전략은 장기적으로는 DBMS 시장에 대한 신규 진입 전략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프린시펄 리눅스OS 아키텍트는 “리눅스 DBMS 분야의 대표 제품인 마이(My)SQL은 오픈 소스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능상 한계가 많고 오라클은 성능은 우수하나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며 “양쪽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DBMS로 시장 진입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SMS나 WAS 등 다양한 오픈 소스 영역과 커뮤니티를 형성해 오픈 소스 기반의 DBMS 지원 인프라를 광범위하게 구축함으로써 지원 세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CA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최근 몇년 사이 IT 시장의 중요 화두로 부각된 오픈 소스 기반의 SW 세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CA는 소스 코드 공개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면서 라이선스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보수와 같은 서비스 기반으로 바꿔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SW 시장의 서비스화 역시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