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독일·중국·대만·일본 등 5개국 8개 연구팀이 참여한 ‘침팬지유전체국제컨소시엄’이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를 완전 해독, 같은 기능을 하는 인간의 21번 염색체와 비교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지난 2년여 간 공동 연구를 수행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홍석 박사는 26일 “인간의 21번 염색체에는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 백혈병 등 20개 이상의 질병과 관련한 유전자가 다수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이번 연구성과가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생물로서 140여개 질병의 발생양상과 증후가 서로 닮았으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말라리아, 암 등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연구진은 이 같은 생물학적 차이를 결정하는 원인, 즉 침팬지와 서로 다른 인간이 유전자 구조뿐만 아니라 그 활성에 따라 향후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향후 침팬지 유전자 정보의 대량 생산 및 기능해석이 가능해져 인간의 각종 질환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인간과 침팬지의 구조적 차이를 결정짓는 유전자가 가장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는 침팬지 20번, 인간 19번 염색체의 해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침팬지 Y 염색체의 해독작업에 돌입했다.
한편 박홍석 박사팀은 국제컨소시엄을 통한 연구성과를 홈페이지(http://chimp.kribb.re.kr)에 상세히 공개할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