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텔레콤아시아 2004]부산텔레콤 9월 출항 `이상무`

100여일 뒤 부산은 다시 아시안게임 열기에 휩싸인다.이번엔 스포츠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이다.

아시아지역 최대 정보통신 전시 및 학술 행사인 ‘ITU텔레콤아시아2004’(일명 부산텔레콤)가 오는 9월 7일부터 닷새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ITU텔레콤아시아는 아시아 지역에 격년제로 열리는 지역텔레콤 행사다.지역텔레콤은 아시아를 비롯해 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아랍 등 네 지역에서 열린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텔레콤을 통신올림픽이라 빗대 부르듯 텔레콤아시아를 통신아시안게임으로 부른다.

지난 1985년부터 시작한 ITU 아시아텔레콤은 지금까지 싱카포르에서 네 차례, 홍콩에서 두 차례 열렸다. 세계 IT 시장과 기술을 주도하는 동북아 지역에서 열리기는 이번 부산이 처음이다.방콕을 제치고 개최권을 따낸 것은 IT코리아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엔 각국의 장·차관 및 정보통신분야의 대표와 민간전문가 및 업체 대표 500여업체에서 5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참여정부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과 IT허브 구축 전략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침체된 부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은 개막 D-100일. 행사가 임박했음에도 부산지역의 열기는 높지 않다.2년전 월드컵과 서해교전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부산아시안게임보다도 더하다. 부산시민 대다수가 이렇게 큰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정도로 홍보도 덜 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열린 아프라카텔레콤 행사에 차질을 빚은 ITU가 적극적으로 아시아텔레콤을 챙기지 못한 것과 부산시장 유고 사태도 일조했다.이대로 행사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나왔다.

6월초를 고비로 상황은 나아질 전망이다. ITU는 뒤늦게 부산텔레콤 준비 작업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페르난도 라그라다 사무국장을 이번주 부산에 급파해 조직위원회측과 개막식,리셉션,전시회,숙박,교통 등 행사 전반을 되짚기 시작했다.다음주엔 실무자를 파견에 세부적인 준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27일 조직위원회와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는 행사보고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태세다.보궐선거 이후 새 시장도 취임 후 가장 큰 이 행사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한 데 모이는 만큼 전시장 확장,숙박 및 교통 개선 등이 필요한데 부산시는 이를 충실히 준비해왔다.

지역텔레콤 행사이기는 하나 세계 IT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감안하면 세계적인 명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주최측은 호주,필리핀 등 아태지역 각국 고위 관료는 비롯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칼리 피오리나 HP 회장,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헤닝 카거만 SAP 회장 등 세계 유슈의 다국적 기업 CEO 30여명 이상을 초청할 계획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준비기간이 촉박하기는 하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 경험은 물론 향후 IT관련 국제 행사 유치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해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ITU는 4년마다 열리는 월드텔레콤을 앞으론 3년마다 바꿔 개최하고 개최지도 제네바 외의 도시를 검토중이다. 다음 개최지는 홍콩이 유력시됐다. 부산텔레콤을 성공적으로 끝내면 이후 월드텔레콤 유치에 확실한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침체된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고 향후 동북아IT허브 건설 전략에도 부합하는 ‘ITU텔레콤아시아2004’가 갖는 의미는단순한 국제 행사 유치 이상의 것을 갖는다.

D-100일을 계기로 주최측은 물론 정부와 IT산업계도 이번 행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때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