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킹부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송영근 국군기무사령관은 27일 기무사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국방정보보호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북한의 해킹부대 운영 실태 등을 공개했다.
송 사령관은 “각종 첩보를 종합해보면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정예 해킹부대를 운영하면서 우리나라 국가기관 및 연구기관의 정보를 해킹으로 수집하는 등 사이버테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해킹부대 존재 사실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사령관은 또 “기무사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전담부서를 통해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보호 유관 부서의 긴밀한 협조”라며 “북한의 사이버 공세가 강화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무사만의 노력이 아닌 국가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무사에 따르면 북한은 5년제 군사정보 대학인 김일군사대학 졸업생 중 고급인력을 선발해 컴퓨터관련 교과목을 집중 교육한 뒤 인민무력부 정찰국 예하 해킹부대 장교로 발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무사는 또 북한의 컴퓨터 해킹능력은 미국 중앙정보국과 맞먹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기무사는 북한은 ‘우리민족끼리’ 등 직접 운용하는 8개 인터넷 사이트와 ‘구국전선’ 등 26개 해외 친북사이트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남한의 주적 개념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발표자로 나선 남길현 국방대학교 교수는 “국방정보화 성공의 선결 과제는 적절한 정보보호 조직과 전문인력 확보”라며 “민간 및 공공의 정보보호 유관 부서와 협력도 필요하지만 군의 특성상 정보전을 전담할 전문 연구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