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배속 DVD±R(공DVD)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하위 기종인 4배속 DVD±R의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을 비롯한 집단상가에서 4배속 공DVD가 700∼15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4배속 공DVD가 첫 선을 보인 지난해 3∼4월보다 절반 가량 하락한 가격인 데다, 지난 달에 비해서도 100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더구나 미디어 업계에서는 8배속 공DVD가 출시되는 내달 초를 기해 일제히 가격을 인하할 방침이어서 4배속 공DVD 가격은 더욱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도 “고배속 제품이 나올 경우 기존 제품에 대한 가격인하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2∼3개월 간격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4배속 공DVD는 매달 가격이 인하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메이션코리아 측은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본방침이지만 6월 초쯤 4∼5% 정도 인하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같은 파격적인 하락세는 8배속 공DVD 출시와 관계없이 미디어 시장의 주류는 당분간 4배속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선점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달 초를 기해 HP·비올디벨로퍼즈·이메이션·다이요유덴·액센 등이 8배속 DVD±R을 일제히 출시,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지만 업계 대부분이 드라이브와의 호환성이나 제품 안정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고배속으로 갈수록 발열에 따른 에러율이 높고, 시스템적으로 불안정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왕이면 가격으로나 성능에서 믿고 살 수 있는 4배속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8배속 기록형 DVD드라이브가 기대만큼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올 초 4배속 드라이브가 월 1만5000∼2만대씩 판매됐던 것과 달리 8배속 드라이브는 최근 들어 7000∼8000대에 그치고 있으며, 하드웨어 제조사조차 12·16배속 드라이브를 내놓으며 8배속에 대한 무게비중을 줄여가고 있는 형국. 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8배속 미디어보다는 4배속을 사용하다가 드라이브가 안정화되는 연말쯤 16배속 미디어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4배속 공DVD의 경우 저가는 500∼600원, 고가는 1200∼1300원까지 계속 인하되면서 주류를 이룰 것”이라면서 “올해는 제품 배속이나 가격에서 모두 혼돈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