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과학기술자들의 연계를 통한 협업연구와 그리드 응용연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공사례를 자꾸 만들어 보여 줘야 합니다.”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열린 가상연구개발 환경관련 세미나 참석차 내한한 환태평양지역 그리드응용연구학회(PRAGMA) 피터 W.알츠버거 의장(54). 그는 이같이 학회의 과제를 제시하면서 “그리드 응용연구의 성공모델이 쏟아질 때 비로소 전세계 과학기술자 간의 협업연구는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IT기술은 저만큼 가는데 과학기술자들의 마인드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선은 지역별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통합하는 작업을 통해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츠버거 회장은 협업연구에 관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일본의 오사카대학과 미국의 샌디에이고대학, 대만의 국립슈퍼컴센터(NCHC)간 원격 협업연구를 꼽았다.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현미경을 원격 제어하기 위해 미국은 원격조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만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전자현미경 사진을 3차원으로 분석, 가공한 바 있습니다.”
그는 “예전 같으면 몇 년이 걸릴 연구를 단기간에 마무리 한 케이스”라며 “전자 현미경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고가의 과학기술 장비를 서로 공유하는 소위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천문학이나 지진, 지구과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그마는 현재 학회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 나라 KISTI를 비롯한 9개국 21개 연구기관이 참여,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홈네트워크처럼 연구자가 실험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까지 그리드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83년 미국 퍼듀대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피터 알츠버거 의장은 미국 위스콘신대서 교수로 재직시절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한국 유학생을 아내로 맞아들이면서 우리 나라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