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정부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확정,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디지털TV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콘텐츠/SW솔루션 △차세대전지 △바이오신약/장기 등 10대 신성장 산업의 도출은 결국 우리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이제 이를 기반으로 국가 역량을 집중하여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시장이 글로벌화돼 국제표준 선점이 세계시장 장악의 필수적 요건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차세대성장동력 산업분야는 기술개발과 함께 개발된 기술의 국제표준에의 채택이 전통산업 분야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제표준에 우리기술이 반영되지 못하면 힘들게 개발한 우리기술의 사장 위험도 크게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화기구의 국가대표기관(National Body)으로서 신성장 산업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의 사용자(Taker)에서 제안자(Maker)로 역할전환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의 국제표준화 5개년계획’을 지난해 말 수립하고 올해부터 차세대성장산업분야의 국제표준화에 전략적인 대응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국제표준화 대응 필요성= 전통산업 분야에서 원천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국제표준 또는 미국·일본·독일 등과 같은 선진국 표준을 주로 수용하는 국가(Taker)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제품을 생산·수출하기 위해서는 표준 수용으로 관련 소재·부품의 예속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차세대성장산업분야를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 분야가 세계적으로 급속한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분야이므로 개발기술의 신속한 표준화 대응이 필요하다. 즉, 신성장 산업분야에서는 △기술개발 △지적재산권 △표준화가 삼위일체로 추진되어야 세계시장 진입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 국제표준화 현황= 전통산업에서 우리기술의 반영율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신성장 산업에서는 한국의 잠재력이 입증된 사례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 성공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MPEG 표준화이며 디지털 TV, DVD 등에 사용되는 MPEG 기술은 ISO의 JTC1/SC29(동영상압축기술위원회)에서 제정한 국제표준으로 수백건의 특허가 반영되어 있으며 우리기술이 약20%를 점령하고 있다.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관련 국제표준화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기술은 국제표준(ISO, IEC)에 약 6%가 반영돼 있고 국제표준 제정이 진행 중인 규격 중 약 8% 정도가 반영될 전망이다. 차세대 성장동력과 관련한 ISO/IEC의 기술위원회(TC/SC라고 함)는 총 31개이며 우리나라는 이 위원회의 관련 국제회의에 약 500여명이 참가해 꾸준히 국제표준화에 대응해 오고 있다.
◇ 국제표준화 5개년 목표= 국제표준(ISO, IEC)에 우리기술 15% 반영(현재 5.9%)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오는 08년까지 차세대 성장 산업분야의 국제표준은 약 2000종이 예상(현재 1054종, 신규제정 1000여종)되며 여기에 우리기술 300건을 국제표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62건이 기반영된 상태이고 제안중인 기술 50건이 반영 중이며 향후 추가로 190건 제안을 목표로 하게 된다.
ISO/IEC 국제기술위원회의 오피니언 리더(발언권·조정권) 확보를 위해 관련기술위원회의 국제간사국 수임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은 현재 3개를 수임중이나 향후 기존 간사국 교체 1개, 신규창설 4개를 수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참고로 ISO, IEC로 기술제안이 예상되는 사실상 표준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인 사실상 표준화 단체로의 실질적인 표준화 활동을 통해 ISO의 표준화 전 단계에서 우리기술을 착실히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 정부의 국제표준화 지원 방향= 정부의 지원은 민간주도로 국제표준화 활동이 조기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활동기반을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그 목표는 차세대성장산업분야에서 정부지원 및 민간자체(기업,대학등)에 의해 개발되었거나 개발될 우리기술에 대해 국제표준(안) 개발·제안·확정 등 일종의 체계적인 팔로 업 제도 도입으로 국제표준(ISO 등) 획득을 촉진시켜 결국 신성장 산업분야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에 두고 있다.
우선, 민간의 국제표준(안) 개발·작성·제안 활동을 지원하고 산업분야별로 민간의 국제표준화 거점을 육성하며 기타 차세대성장동력 관련 정부기술개발 과제와의 조직적 연계, 국제표준 전문가 인적네트워크 구축, 국제표준화 과제발굴 기능 강화 등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책이 마련돼 있다.
추진체계는 산업별 전문기관을 구축해 민간주도의 국제표준화 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정립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각 전문기관을 산업별 민간의 국제표준화 거점으로 육성하고 기술표준원 산하의 산학연 국제표준화 전문가 풀에 포함된 6000명 중 신성장 산업 관련 31개 전문위원회에 소속된 500여명의 민간 전문가가 국제표준화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또한, 산업 분야별 특성에 따라 원천기술(특허) 및 성능/안전도 평가방법과의 연관성, 국제표준화 활동 수준 등을 고려해 10대 산업을 각각 △IT 선도산업 표준화 분야 △디지털기반산업 표준화 분야 △미래성장산업 표준화 분야로 나누고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 활동을 산업별 특성에 맞게 대응방향을 마련하여 육성·지원해 나갈 것이다.
◇산업별 특성에 따른 전략적 표준화 대응= 10대 신성장 산업분야별 특성에 따라 기술경쟁력 우위정도, 고부가가치율, 관련제품의 시장선점 가능성 및 국제표준의 산업적 가치 등을 고려하여 각각 △IT선도산업분야 △디지털 기반산업분야 △미래성장산업분야 등 3개 특성그룹으로 나누어 산업별 특성에 맞게 설정하여 국제표준화에 대응·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IT선도산업분야의 표준화 전략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되는 기술을 개발과 동시에 표준(안) 제안과제로 신속하게 발굴해 집중지원 함으로써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체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이번 사업에서는 각 부처에서 수행중인 신성장동력 기술개발사업단과의 긴밀한 상호 협력과 정보 교류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기반 산업분야>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기반 산업분야에는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포함된다. 이미 세계 1위 수준의 반도체 수출(2003년 195억달러)과 세계 5위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통산업에서부터 유비쿼터스등 첨단미래 산업분야까지 폭 넓은 응용산업을 주도하면서 연간 1.4배의 성능향상을 이루는등 가장 기술변화가 빠르면서도 높은 기술집적도를 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더불어 IEC등 국제표준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IEC TC 47(반도체소자)의 4개 기술 위원회 중에서 2개 분야의 국제간사 담당과 더불어 IEC TC 110(평판디스플레이)의 6개 작업그룹(WG) 중 1개 분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사실상 표준화기구인 JEDEC에서도 4개 분과 중 2개 분과에서 의장직을 수임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 산업분야에 대한 표준화전략은 우리나라의 국제표준화 활동기반을 바탕으로 핵심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관련기업을 집중 대응하게 함으로써 우리 제품의 글로벌 시장 확보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성장 산업분야>후발국의 기술추격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로 인하여 부딪칠지도 모르는 우리나라 산업의 넛 크래커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미래성장 산업에 대한 지속적 육성은 필수적이다. 바이오신약·지능형로봇·미래형자동차 및 차세대전지산업 등은 기술개발의 성공과 시장진입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한 번 개발에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성 및 부가가치를 얻을 수있는 산업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분야에 따라 기술적 차이는 있으나 미국·유럽·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시작단계에 있기때문에 기술적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써 단기간의 산업적 가치보다는 5∼10년 후의 주력산업군으로 부상될 수 있는 분야이다. 미래성장 산업분야에 대한 표준화 전략은 표준확보에 따른 산업적 가치보다는 기술개발의 초기단계에서부터 개발제품의 신뢰성 향상 및 위해성등 안전기준 및 평가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표준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기대효과 및 시사점= 차세대성장동력 산업의 국제표준화 5개년 계획은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과 관련, 정부지원 및 민간자체에 의해 개발되었거나 앞으로 개발될 우리기술을 민간주도의 체계적인 국제표준화 활동 지원을 통해 ISO등의 국제표준으로 반영될 수 있는 시책으로서 마련됐다. 즉, 기업들이 스스로 하기 어려운 국제표준화 활동의 지원을 통해 신성장 산업분야의 우리기술을 세계무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정부의 계획을 담고 있다.
차세대성장산업 국제표준화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2008년 무렵에는 국제표준 사용자(taker)에서 국제표준 제안자(maker)로의 역할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차세대성장동력 산업분야에서 특허나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표준화에 선행대응으로 국제표준화에 우리 의사를 적극 반영하게 되면 2008년 이후에는 매년 4억달러 수준의 경제적 이득효과(순수 부가가치)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제표준화 5개년 계획의 추진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약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민간부문의 표준화 저변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산·학·연·관 공조체제의 정착이 하루빨리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신성장 산업분야의 국제표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서 국제적인 산업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고 우리기술이 반영된 국제표준이 우리기술을 세계무대에 전파하는 디딤돌이 되어 우리나라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일등공신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화석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신산업기술표준부장 leehs@ats.go.kr>
필자약력
△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학사)
△ 기술고시 13회(77년)
△ 부산 공업기술원장(92∼96)
△ 일본 공업기술원 객원연구원(97∼98)
△ 중소기업청 소기업과장(99)
△ 기술표준원 자본재과장, 신뢰성과장 등 역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신성장동력 산업의 국제표준화 연도별 추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