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쌍끌이 태풍` 비상

  마이크로소프트와 CA에서 불어온 태풍이 국내 보안 업계를 강타할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7월 말 윈도XP의 보안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서비스팩(SP)2를 국내에서 배포할 계획이며 CA는 이르면 내달에 각종 보안 기능을 하나로 묶은 소프트웨어를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그동안 IBM, 유니시스 등과 같은 컴퓨팅 다국적 기업들이 자사의 서버 사업 활성화를 위해 보안 제품을 함께 공급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다국적 솔루션 업체 중에서 보안 정책이나 사업에 본격 나서는 업체는 없었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각각 개인용 SW와 기업용 솔루션의 대표 기업으로 폭 넓은 사용자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XP SP2를 통해 PC방화벽, 웜 차단 등 다양한 보안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사용자는 운용체계의 업데이트를 통해 이들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홍성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차장은 “윈도XP SP2는 그동안 보안 패치 파일 배포 등 소극적인 대처에서 벗어나 컴퓨터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대책”이라며 “보안 제품을 사용하기 어려운 다수 사용자의 보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 팩 배포에 대해 보안 업계는 내심 긴장을 감추지 않고 있다. 모 PC보안 업체의 사장은 “운용체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보안 기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안 전문 제품은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보안 제품을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보안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밝혔다.

CA의 공세는 국내 보안 업계에 더욱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CA는 이르면 내달 말에 통합보안 제품인 ‘e트러스트SCM’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바이러스 방지와 스팸메일 차단을 기본으로 내부 정보의 유출을 막는 콘텐츠 필터링과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웹 필터링 등의 기능까지 하나로 묶은 제품이다.

이러한 제품은 국내에도 이미 출시돼 있지만 한국CA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단기간에 장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CA는 PC용 백신 구매 가격 정도에 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서버 보안 제품의 제공도 포함된다.

이영희 한국CA 마케팅부장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한글화 문제를 본사 차원에서 해결하기로 결정했으며 국내에 바이러스 대응센터를 만들어 국내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에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백신이나 스팸메일 차단 업체와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현재 한국CA는 모 통신 업체와 제휴해 인터넷 전용선 사용자에게 이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