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격차와 불건전 정보가 없는 디지털 세상으로”
올해 정보문화의달은 ‘함께하는 디지털 세상’이라는 주제에서 나타나듯이 정보화 격차 해소와 올바른 인터넷 이용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은 6월 한 달을 인터넷 이용률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보화에서 소외된 계층과 날로 확산되는 인터넷 유해 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 산하기관, 체신청, IT 관련기업, 정보나눔실천운동본부, 정보보호실천협의회 등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도 총 출동해 범국민적 건전 정보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17회 정보문화의달 주요 행사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정보통신 보조기기 전시회’ 올해 처음 열려= 올해 정보문화의달은 규모나 내용 면에서 예년과 차별화된다. 우선 참여 기관의 확대 등으로 지난해 70여개에 그쳤던 행사가 91개로 늘어났다.
주간 단위로 테마를 정해 집중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행사 주요 추진 시기인 6월 1일부터 3주를 각각 ‘정보격차해소’, ‘건전정보이용’, ‘정보보호 주간’으로 정했다.
1일부터 6일까지 첫 주에는 ‘정보통신 보조기기 전시회’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국내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이 전시회는 장애인, 노인 등을 위한 정보통신 특수기기와 특수 소프트웨어 제품, 기술 등이 소개된다. 특히 국내 관련 전문기업이 30 여개 이상 참여해 국산 기술로 개발된 제품의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3일에는 정보문화의달 기념식에 이어 ‘장애인 정보활용경진대회’도 열린다.
1일부터 한 달간 전국 8개 체신청별로 개최되는 ‘2004 어르신 정보활용대회’도 55세 이상의 노인 정보화 교육 수료생 및 교육생, 일반인이 참여해 정보 활용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e클린 코리아’ 열풍 이어간다= 두번 째 주인 건전정보 이용 주간에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주축이 돼 지난해에 이어 깨끗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과 각종 행사를 펼친다. 5일 예정된 ‘e클린 코리아’ 개막 선포식에는 정부 관계자, 홍보대사, 시민단체, 일반인 등 500여 명이 참석해 e클린 코리아 캠페인 선언문을 낭독하고 홍보대사를 위촉한다.
7일부터 19일까지 2주일간 진행되는 ‘불법·청소년 유해정보 신고대회’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학무보정보감시단,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음란, 도박, 자살, 스팸, 명예훼손, 성폭력 등 각종 불법 인터넷 유해정보를 집중 신고함으로써 건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기술전문가협회가 주관하는 ‘제 2차 정보통신윤리포럼’(24일)에서는 정보통신 역기능 방지와 정보사회 문화적 합의 이슈를 도출해내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6월 한 달 동안 전국 일선 학교와 청소년 상담 센터에서 어린이, 청소년, 학부모, 교사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인터넷중독 예방 교육 및 현장 상담’도 실시한다.
◇정보보호 실천수칙 확산 나서= 스팸 메일과 바이러스, 해킹 등 정보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전개된다. 14일부터 20일까지 정보보호 주간에는 정보보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확산에 주력한다.
14일 고려대에서 열리는 정보보호주간선포식에는 정보보호실천협의회 회원, 대학생, 주부 등 300여명이 참석해 정보보호 실천수칙 홍보책자 등을 공유하고 정보보호 홍보 대사로서의 왕성한 활동을 다짐한다.15, 16일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정보보호올림피아드’는 해킹, 바이러스의 예방 및 대응과 관련한 온라인 기술 경진 대회로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대회이다.
15일 시상식이 개최될 예정인 ‘초·중·고생 표어·포스터 공모전 및 전시회’는 정보보호를 주제로 한 표어, 포스터 공모전을 통해 학생층의 인식을 제고한다. 특히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시청역 등 2개 지하철 역에서 수상작을 전시함으로써 일반인들의 경감식도 일깨울 계획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기고: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올해로 17번째를 맞은 이번 ‘정보문화의 달’은 디지털로 인해 인류 문화가 또 다시 대변혁의 급류를 타기 시작한 시점의 행사라는 점에서 자못 그 의미가 심장하다. 또한 국민소득 2만 달러 진입을 위해 정보통신부가 ‘IT839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때라는 점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정보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정보이용의 장려를 위해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88년부터 ‘정보문화의 달’을 제정한 것은 분명 우리 민족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인터넷 사용자 3000만 명 시대의 개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정보통신(IT) 제조업 경쟁력 1위의 영예 등은 이처럼 미래를 미리 준비했던 선배들의 노고에 힘입은 바가 크다.
지금 우리나라는 기존 인터넷 시스템보다 더 진화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 접어들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자유자재로 디지털 문화를 체험하고 정보에 접할 수 있는 것이 ‘유비쿼터스 시대’로,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옴직한 경이(驚異)의 세계가 현실 속에 펼쳐지는 것이다. 집을 지키고 스스로 청소를 하는 로봇,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잠을 자더라도 알아서 주행을 하는 자동차 등은 빙산의 일각일 따름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세기는 아직 정보화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정보화가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종래보다 더 심각한 격차를 만들어준다. ‘디지털화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는 종래에 볼 수 없었던 종류의 또 다른 격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를 닦는 것만으로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아의 상태며 내장 기관의 상태가 완벽하게 실시간으로 점검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시간을 내서 반드시 병원을 가서 내시경을 입 속에 넣거나 피를 뽑아야만 건강 체크가 이루어지는 그 대비를 생각해보라.
이에 따라 올해 ‘정보문화의 달’은 ‘함께 여는 디지털 세상’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을 비롯한 40여개 관련 기관 등은 ‘유비쿼터스 시대의 디지털 세상’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 개개인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등등 모두 91개 캠페인, 강연회, 경진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게 될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 우리는 ‘정보문화의 달’을 통해서도 정보화 취약계층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미래의 격차’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데도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정보격차 문제는 단순히 전통적인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적 시혜 차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하여 국가 사회의 정보화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지식정보사회에서의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는 핵심적 정책과제로 다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정보문화의 달’을 준비하느라 많은 땀을 흘린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부디 이번 ‘정보문화의 달’이 국민 모두의 디지털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ygson@kad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