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게임업체들 `대작` 게임 봇물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무명의 신생 중소게임업체들이 거액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 온라인게임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개발사 명성만 낮을 뿐이지 개발기간 2∼3년에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순수개발비만 30억∼100억원씩 투입된 실질적인 ‘대작’들이라 점에서 국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발사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블록버스터는 대형 게임업체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온라인게임 시장 속에서 이들이 선보인 게임이 무명의 개발사를 제2의 엔씨소프트와 웹젠의 반열에 올려놓는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생기업 ‘대작’들=게임하이(대표 원종인)는 출범 후 첫제품인 액션 롤플레잉게임 ‘데카론’을 위해 개발기간 2년, 마케팅을 제외한 순수개발비용 50억원을 투자했다. 설립 2년째이자 개발자의 평균 경력이 7년차인 이온소프트(대표 김광렬)의 ‘프리프’도 주목받고 있다. 비행 요소를 온라인게임에 접목시킨 이 게임 역시 개발비만 30억원 정도가 소요됐다. 조이맥스(대표 전찬웅)도 동서양을 아우르는 방대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온라인게임 ‘실크로드’로 하반기 대작 게임 경쟁에 뛰어든다. ‘실크로드’는 지난해 말 야후코리아와 100억원 규모의 깜짝 퍼블리싱 계약을 해 눈길을 끈 작품이다. 정통 무협 온라인게임 개발을 표방한 인디21(대표 윤석학)도 40억원 이상 투입된 온라인게임 ‘구룡쟁패’를 조만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게임 시스템 ‘눈길’=이들 게임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대작’이라는 점 외에 신개념이 적용된 게임 시스템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하이의 ‘데카론’의 경우 무기별로 다양한 액션을 설정, 전투 중심형 온라인게임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온라인게임에 비해 3배 이상 큰 동작을 구현하고 있는 점과 화려한 연속공격이 가능한 콤보시스템도 장점이다. 이온소프트의 ‘프리프’에는 기존 온라인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비행’을 게임의 중심에 놓아 주목받았다. 공중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어필, 오픈 베타 서비스 후 동시접속자수 2만명까지 기록했다. 조이맥스의 ‘실크로드’는 중국, 이슬람, 유럽 등 다양한 문화와 홍등가 등 이색요소가 어우러진 성인게임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디21의 ‘구룡쟁패’는 무협작가 좌백이 직접 감수한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비스와 마케팅이 관건=중소기업이 개발한 이들 ‘대작’ 가운데 현재 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프리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달 클로즈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서비스 노하우가 없는 중소기업들로서는 게임개발 이후 시작되는 게임서비스와 마케팅이 더 큰 숙제다. ‘구룡쟁패’의 경우, 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가 중단하고 게임을 새로 개발했으며, ‘실크로드’도 올초 1, 2차 클로즈베타 서비스 때 불안한 네트워크로 유저들의 불평을 들어야 했다. 게임하이 백승훈 이사는 “아직 개발사로서 이름은 없지만, 게임 완성도면에서는 국내 다른 게임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이제는 원만한 서비스와 마케팅이 게임성공을 가늠하는 다음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