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 도입을 위한 공청회’가 정보통신부 주최로 31일 서울 한국전산원에서 열렸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DMB기술 개발현황과 도입방향 등에 관한 주제발표와 방송, 업계, 학계 소속 패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를 준비중인 방송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 방송장비·기술 업체, 학계 대다수가 현재 상용화 단계인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조기 도입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정보통신부가 31일 서울 무교동 한국전산원에서 개최한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서 업계 및 학계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KBS·SBS·YTN·삼성전자·LG전자 등이 2001년부터 도입을 준비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이른 지상파DMB의 조기도입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 또 김용한 서울시립대 교수도 지상파DMB의 기술수준이 현 상황에서는 DVB-H보다 월등하고 DVB-H가 추구하는 모든 서비스를 지상파DMB도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반면 이완기 MBC 방송인프라국 부국장은 DVB-H가 지상파DMB보다 우위에 있음이 명확하다며, DVB―H로 단일표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국장은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고려할 때 DVB-H가 기술이 훨씬 유연하고 DMB보다 많은 채널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의 소형화 등으로 인해 휴대폰 서비스가 가능하고, 6MHz당 1개의 송신소만으로도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많은 나라가 DVB-H를 채택하고 있어 산업적으로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상길 KBS 기술연구소 부장은 KBS가 당장이라도 지상파DMB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DVB-H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고 지상파DMB를 조기 실시해야 한다는 KBS의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같은 지상파방송사인 SBS의 박희설 경영정책팀장도 현재 지상파DMB를 포기하고 DVB―H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지상파DMB에 결정적 하자는 없다며 지상파DMB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국장은 향후 DVB-H가 상용화됐을 때 정히 원하는 사업자가 있다면 그때 도입을 검토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DVB-H보다 더 뛰어난 기술이 나올 경우 또다시 도입을 검토할 것인지 반문했다.
지상파방송사를 제외하고 지상파 이동수신방송을 준비중인 신규사업자 대표로 참석한 YTN 황명수 전략기획국 부장은 “하루속히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지상파DMB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일관성과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지상파DMB를 포기하고 갑자기 도입 주장이 나온 DVB-H를 검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황 부장은 위성DMB와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정부의 정책에 따라 투자해온 많은 사업자 및 장비업체들을 위해서라도 지상파DMB를 조기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DMB 단말기 제조업체 대표로 참석한 송동일 삼성전자 전무와 곽국연 LG전자 상무는 두 방식 중 지상파DMB의 도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오는 하반기 중 지상파DMB 단말기의 상품화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동일 전무는 “지상파DMB는 국내 상용화를 전제로 국제표준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DVB-H의 경우 경쟁업체인 노키아보다 불리한 입장에 있는데 오히려 우위에 있는 지상파DMB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곽국연 상무도 “지상파DMB 개발을 위해 약 2년 동안 인력 및 자본을 투자해왔고 DVB-H는 국내 상황에 적합한지 검증도 안됐다”며 지상파DMB 지지입장를 표했다.
신용섭 정통부 전파방송관리국장은 그동안 준비해온 지상파DMB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을 명확히 했다. 신 국장은 “6월중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바로 지상파DMB 상용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며 오늘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DVB-H 도입 여부는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