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빅스플레이어 대중화 `성큼`

그동안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수요를 형성했던 ‘디빅스(DivX) 플레이어’가 대중화될 조짐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소업체 중심에서 대기업이 잇따라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단말기 가격도 디빅스 시장 초기인 지난 해 중반 40만원 대에서 최근에는 20만 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가격 경쟁도 불붙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서는 올 초만 해도 월 3000대 수요에 그쳤지만 지금은 인터넷 몰 등을 중심으로 평균 4000∼5000대 이상 씩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젠네트웍스는 최근 자사의 저장 장치 기술을 바탕으로 디빅스 플레이어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달 80기가 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 타입 ‘디빅스 스토리지’ 제품을 개발한 이 회사는 이 달 추가 신제품을 시판하고 공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디빅스 분야에서만 45억 원 정도의 매출을 목표하며 다음 달 경에는 휴대형(PMP)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에이엘테크도 디빅스 파일 재생이 가능한 DVD·디빅스 콤보 플레이어 ‘미디게이트’ 를 선보였다. USB 방식의 2.5와 3.5인치 외장형 하드디스크와 플래시 메모리· 카드리더기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일반적인 DVD 타이틀 뿐 아니라 OGG 음악 파일과 JPG 사진 파일까지 재생할 수 있다.

 싸이퍼블릭도 다음 달 경 보급형과 고급형 디빅스 플레이어를 주문자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개발해 시장 개척에 나선다. 이 회사 임성준 사장은 “그동안 유통 쪽에 치중해 왔으나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이번에 자체 기술로 개발해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올 초부터 디빅스 시장 개척에 나선 와이즈포스트와 디티에스정보통신도 신제품과 기존 제품의 추가 가격 할인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들 회사는 기본 기능만 갖춘 보급형 제품을 초기 시장의 절반 가격인 20만 원대까지 가격을 낮추고 공격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사회 여론과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해 디빅스 시장을 관망해 왔던 대기업도 잇따라 시장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은 혼수 패키지 용도로 디빅스 플레이어 제품을 내놓고 수요 몰이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DVD와 디빅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LC-814’ 계열 모델을 혼수 패키지 용도로 선보였다. 그동안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주로 해외 시장에 디빅스 플레이어를 선보였던 삼성전자도 내수 쪽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용산 상가와 일부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디빅스 시제품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현대상사도 디빅스 시장 조사를 끝마치고 중소업체에서 OEM 형태로 제품을 받아 현대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 카페에 ‘디빅스 포럼’을 운영하는 정제일 씨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디빅스는 일부 마니아층 수요에 그쳐 셋톱과 저장장치 업체 중심으로 제품이 나왔다”며 “하지만 최근 수요가 크게 일어나고 대기업까지 뛰어들어 내년 경에는 MP3에 버금가는 시장을 형성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디빅스 플레이어는 MPEG4 동영상 압축 코덱과 MP3 코덱을 이용해 제작된 디빅스(DivX) 파일과 DVD를 재생시켜 주는 장치로 4G∼8GB급 DVD 영화를 700MB∼1.2GB로 압축 변환해 CD 1장에 저장할 정도로 압축률이 뛰어나다. DVD 플레이어가 DVD만 재생시키는데 비해, 디빅스는 DVD와 디빅스 파일을 모두 재생할 수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