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샤프에 이어 TV용 37인치 LCD 패널 양산을 시작, 40인치 패널을 거실용 대형 TV 표준으로 미는 삼성전자와 또 다시 표준화 싸움을 벌이게 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지난달부터 37인치 LCD 패널 양산을 시작, LG전자와 필립스 등에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양산하는 37인치 패널은 1366x768의 WXGA 해상도를 표현할 수 있으며 500칸델라의 밝기, 잔상을 거의 없앤 8ms 응답속도를 지원한다.
LG필립스LCD는 우선 5세대 라인에서 37인치를 소량 생산한 후 7월경부터 본격 가동되는 6세대 라인으로 이전, 대량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37인치의 경우 5세대 라인에서는 하나의 원판에서 2장이 생산되지만 6세대 라인에서는 하나의 원판에서 6장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성이 3배 높아지게 된다.
LG전자와 필립스는 LG필립스LCD의 패널을 공급받아 하반기부터 37인치 LC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거실용 LCD TV 표준화 전쟁은 30인치를 TV용 패널 표준제품으로 밀었던 LG필립스LCD, 샤프, CMO 등에 맞서 32인치를 표준화로 내세웠던 삼성전자가 경쟁했으나 올해 대다수 TV업체들이 32인치 패널을 채택키로 함으로써 삼성전자가 사실상 승리했다.
LG필립스LCD는 이번 2차 표준화 경쟁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현재까지 40인치 LCD TV용 패널을 생산하는 기업은 사실상 삼성전자 1개사에 불과한데다가 37인치의 경우 LG필립스LCD뿐만 아니라 샤프 등 2개 업체가 하반기에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AU, CPT 등도 6세대 라인을 채택, 내년에는 우군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40인치의 가격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보다 저렴한 37인치 제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LCD 총괄의 조용덕 상무는 “표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선호도”라며 “32인치와 37인치는 소비자들이 시각적으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우며 최소 40인치가 돼야 32인치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시각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40인치가 LCD TV 주력 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존 라인에서 40인치를 원판당 2장씩 생산하고 있지만 내년 초 가동되는 7세대 라인에서는 원판 하나당 8장을 생산할 수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