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전자상거래와 청년 창업

 날씨는 한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데 경기는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내수 침체와 기업 투자 위축의 악순환 구조가 좀처럼 바뀌지 않으면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청년 실업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률은 3.4%로 전체 실업자수가 80만9000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 중 청년 실업률은 7.6%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넘었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라는 신조어를 실감케한다.

 청년 취업난의 골이 깊어지자 구직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 취업 정보지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약 38%가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학생 가운데서도 열명 중 아홉명이 상황에 따라 창업할 계획이라고 응답해 당분간 청년 창업이 계속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이들 예비 창업자가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방법은 바로 전자상거래다. 큰 자본이 필요없을 뿐 더러 아이템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에 익숙하고 디지털 기기가 필수품처럼 되어 버린 이들 세대에게 온라인 만큼 매력적인 시장은 없다. 이를 겨냥해 다양한 전자상거래 창업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아예 쇼핑몰 업체와 대학이 손잡고 온라인 창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인터넷을 통해 대박의 꿈을 이뤘다는 투의 경험담도 범람해 예비 창업자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은 분명히 청년 실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전자상거래 창업으로 성공한 청년 실업가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성공한 이들 모두 취업 이상으로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그저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치밀한 사전 준비없이 시작해 실패한 사례가 더욱 많다.

 인터넷은 분명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사회는 이미 정보화·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고 이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사이버 공간에도 현실 이상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취업이 힘들기에 손쉬운 창업의 길을 택하겠다는 소극적인 생각은 오히려 더 짙은 패배감만 안길 뿐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