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 이수영 지음/ 램덤하우스중앙 펴냄
이수영 사장. 그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녔다. 발레리나에서 벤처기업 CEO로 변신, 500억원대 여성 부호로 이름을 오르내렸다. 올 초에는 전신마비 장애를 이겨낸 뉴욕지검 정범진 검사와의 결혼 발표로 또 한번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누가봐도 영화같은 그의 인생굴곡이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웹젠의 창업자이자 대주주로 온라인게임 ‘뮤’의 성공으로 지난해 한국여성부호 9위(자수성가형 여성부호 1위)에 오른 이수영씨의 일과 성공 그리고 사랑에 관한 자전적 에세이다.
65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그녀는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애살맞은(샘이 많다의 경상도 사투리)’ 인간형이었다. 소녀 시절 그는 억척스러운 늦깎이 발레소녀였고 서른살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막연하게 “한 달에 천만 원씩만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막연한 동경은 10년 후 그가 설립한 웹젠의 대박으로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2000년 3명의 게임개발자를 영입해 설립한 웹젠은 코스닥 등록이 확정되기까지 월매출 30억원, 순이익률 60%, 부채비율 0%의 펀더멘털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성장했으니 그 만의 경영 노하우도 궁금해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운과 거리가 먼 여자’라고 말한다. 그 속내는 또 무엇 때문일까. 웹젠의 갑작스런 대표이사 사임과 마이클럽의 시절 얘기까지 그동안 베일에 쌓여왔던 이야기들도 책 속에 담겨져 있다. 서두에 나오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알렉스와 윤진이는 각각 정범진 검사와 아들 이름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