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불법복제 신고포상제 시행 관련업체들 `불만`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최근 조립PC 및 AS회사의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시행에 들어간 ‘SW 불법복제 신고 포상제’에 대한 관련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로 컴퓨터 AS기사 생활 3년째를 맞는 K씨(27)는 요즘 출장수리 나가기가 겁난다. 매번 나갈 때마다 각종 SW를 ‘무료로 깔아달라’는 고객과 ‘안된다’는 회사 방침 사이에서 시달리기 때문.

“이미 동료 기사중 몇몇은 고객 요구에 별생각 없이 SW를 깔아줬다 큰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 일로 회사를 그만 둔 동료도 있구요.”

 컴퓨터 AS 전문업계 기사들 사이에서는 ‘운용체제 설치 AS시 소비자 당사자가 모든 법적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이같은 각서를 받고 나서야 SW 설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씨는 AS를 하다보면 SW를 다시 깔아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경우 대부분 고객이 정품 SW 디스켓을 분실했거나 처음부터 복제SW가 인스톨돼있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립PC의 매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용산의 나진·터미널 상가 등에서는 SW 설치를 놓고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SW를 깔아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면 황당해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별도의 돈을 내야한다고 하면 벌컥 화부터 내기가 일쑤구요.” 터미널 상가의 한 관계자는 고충이 말이 아니라며 하소연이다.

 이들 상가내 2∼3개 매장은 이번 포상제로 불법복제 사실이 발각돼,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측과 피해배상 등에 관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상가 PC매장 관계자는 “정품SW의 가격이 너무 비싸 제대로 구입하면 PC 가격을 훌쩍 넘어 버린다”며 “SPC가 불법복제만 탓할 것이 아니라, 서민 고객들의 입장에서 SW가격을 내려주는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