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연세대 강연에서 “우리 경제현실에서는 고성장 지속→인프라 확충 및 분배개선→삶의 질 개선→국가경쟁력 강화 순으로 돌아가는 게 선순환”이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이 학교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경제개혁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나눔과 배려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현실에서는무엇을 먼저 해 나가는 것이 나라 전체에 유익한 지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핵심기술과 핵심부품을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핵심기술은 돈을 줘도 살 수 없고 기술을 살 수 있는 화폐는 기술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GE와 IBM 등 패러다임 변화에 일찌감치 대응한 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조기 진입해 강자가 될 수 있었지만 대응에 실패한 기업은 성공한 사업에 안주하다실패했다”며 “아일랜드의 경우 80년대말까지 최빈국이었으나 디지털 천국을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노력해 2000년 1인당 GDP에서 800년간 자신들을 지배한 영국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지금은 도약의 기회”라고 전제하고 “아날로그 시대는 경험이 많을수록, 기술의 축적이 많을수록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시대는 빠르고 우수한 두뇌와 창의력, 도전이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말했다.
한국이 메모리 분야에서 일본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메모리가 아날로그가 아닌디지털기술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남보다 빨리 변화에 대응하면 한국은 세계를주도할 수 있다고 윤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21세기에는 세계적 경영자를 몇명 보유하느냐가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미래의 씨앗은 기술이고 기술의 핵심은 사람이며, 지금은 한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고 말했다.
투자유치와 관련, “돈을 이익을 쫓기 때문에 국내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면 기업들은 밖으로 나갈지 않을 것이고, 다른 나라보다 안심하고 투자할만한 곳이 되면외국자본도 자연히 한국을 찾아올 것”이라며 기업여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삼성이 몇년간 일본기업들보다 많은 이익을 내왔고 1-2년 가량은더 앞서 가겠지만 그 다음은 알 수 없다”며 “우리나라가 당분간은 일본을 따라잡기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늘어날 때 국부가 커지고 일자리도 늘어난다”며 “우리나라는 올해 5% 성장은 가능하겠지만 앞으로는 총력을 다하지 않으면 5%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 세대 및 계층간 갈등에 대해서는 “서로 살아온 경험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의식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판단만 옳다고 강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