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소위 ‘명품PC’ 브랜드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시켜 나갈 것이다.” 한국후지쯔 프로덕트 사업부 김병원 상무는 삼성전자·LGIBM·한국HP 등 상위 3개 기업과의 시장점유율 경쟁 대신 수익위주로 PC사업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격경쟁을 앞세운 정글에서의 생존게임은 후지쯔가 지향하는 경영원칙에 벗어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대비 효과가 낮다는 판단에서다.
김 상무는 “연간 4만5000대의 노트북PC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후지쯔가 약 20만대를 판매할 경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는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점유율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후지쯔 노트북PC의 주요 공략대상이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시장 및 일부 마니아 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위한 TV광고 및 시장점유율 경쟁은 투자대비 효용이 커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IT경기가 최대 활황기였던 지난 99년 경쟁적으로 몸집을 키웠던 일부 기업들이 결국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며 “노트북PC 시장에서도 거품이 해소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엔진(Sustaining Power)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퇴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지난 80년 한국후지쯔의 전신인 화콤코리아에 입사한 지 올해로 25년째인 김 상무는 지난 4월부터 PC·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을 취급하는 프로덕트 사업부를 총괄적으로 이끌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 97년 국내 PC 시장에 진출한 한국후지쯔의 PC사업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5월 이후 PC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올해 노트북PC부문에서 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이프북 노트북PC는 이미 기업체 및 SI시장에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마니아 계층에게는 ‘경박단소’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충분한 소구점을 확보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국후지쯔에 대해 로컬기업의 장점과 글로벌IT 기업의 강점을 동시에 갖춘 ‘좋은 회사’로 평가하는 김 상무가 앞으로 국내 PC시장에서 전개할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이 기대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