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인프라도 구조조정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난 2000년 이후 벤처 산업의 근간이 돼 온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원 사업이 시험대에 오른다.
이는 지난달 중기청이 창업보육센터(BI) 지원사업의 사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 이어 나온 고강도 벤처 인프라 구조조정 방침이어서 지자체별 벤처 육성 사업에 만만치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사업 제도개선 왜 하나=중기청은 현행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에 따른 옥석가리기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시행돼 4년째를 맞고 있는 촉진지구 사업은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만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2000여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그간 벤처지원센터 건립은 물론 공용장비 구입 지원, 각종 지방세 지원 혜택 등을 통해 지역별 벤처기업 생태계 구축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중기청은 지난 3월부터 2개월에 걸쳐 실시한 사업 종합 평가 결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적지않은 문제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 서승원 벤처지원과장은 “일례로 많은 지자체들이 이 사업을 산자부 등 정부부처가 주관하는 대규모 사업의 부가사업쯤으로 인식, 사업을 소홀히 하고 있는 사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말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한술 더 떠 촉진지구 지정만 받아놓은 채 운영 비전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도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촉진지구로 전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철안 사무관은 “사업 추진 연혁이 타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지자체와 사업 추진주체간의 경험이 부족해 사업 수행 및 관리에 일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며 “사업 추진 단계별 참여 기관간의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희비 엇갈리는 지자체=이번에 실시된 사업 평가에서는 사업을 잘한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지자체간 명암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상중하별로 상위 촉진지구가 12개, 중위 8개, 하위 4개순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서울시 성동구청에서 운영하는 성동벤처지구와 경기도 성남시·성남산업진흥재단의 성남 촉진지구는 각각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평가됐다. 서울 성수 1∼2가의 준공업 단지를 벤처지구로 활성화하겠다는 성동구청의 당초 구상과는 달리 장기적인 사업 전략 부재와 사업 수행 능력 및 예산 부족 등으로 중기청의 촉진지구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남시 역시 분당 테크노파크 일원을 촉진지구로 지정받았으나 촉진지구 예산으로 집행되는 벤처넷 사업을 성남산업진흥재단의 그룹웨어사업과 한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등 사업 예산을 촉진 지구와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경기도 안양, 부산 대연, 전북 전주, 충북 오창 등 촉진지구는 타 지자체에 비해 성공적인 모델로 꼽혀 향후 예산 지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기청은 이 같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평가 점수는 높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구에 대해서 예산을 늘리되 5∼6개의 실패 지역은 시범 사례로 촉진지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촉진지구 클러스터 협의회 활성화=현재 촉진지구별로 운영협의회, 발전협의회 등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체를 촉진지구내 산학연관 관계자들로 구성된 ‘촉진지구발전협의회’로 일원화해 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또 전국 24개 협의회를 하나로 네트워크화해 올 연말까지 촉진지구 클러스터 협의회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촉진지구 클러스터 협의회는 향후 촉진지구별 성공 사례를 발굴·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를 전국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게 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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