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술료 지급 일부업체에 편중

우리나라가 지난 2002년 해외에 지급한 기술료 27억2100만달러의 35.6%가 퀄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상위 10개 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허영섭)의 ‘2002년 기술료 해외지급내역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휴대폰·반도체·전자기기 등 정보기술(IT) 첨단제품 제조에 주력하면서 주로 해외 기업들의 배를 불려줬다.

 특히 특허권사용료 비중이 무려 45.6%에 달해 미국기업들에게 ‘손 대지 않고 코 푸는 격의 매출’을 헌납했다. 또 기술정보료 32.6%, 기술용역료 9.4%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지식형 서비스료의 해외유출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00년 이전에 계약된 기술료가 전체의 58.9%로 ‘같은 기술에 대해 장기간 요금을 지불’하는 기술종속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업체별로는 퀄컴이 2억9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IBM 1억62백만달러, MS 1억2200만달러, 텍사스인스트루먼트 9500만달러, 모토로라 8700만달러 등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정해혁 산기협 조사연구팀장은 “기술료 지급이 해외 일부 업체에 집중된 것은 첨단제품 제조용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는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기초연구를 강화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