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생명과학은 향후 인류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낙후된 농업을 개설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2004년도 제 5회 금호국제과학상 수상자로 내한한 조안 코리(49) 소오크 생물학연구소 박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식물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안 코리 박사는 식물의 생리활성 물질인 브라시노라이드가 식물의 생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성장 속도가 빠른 식물의 성장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데 성공, 금호국제과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호국제광학상은 매년 식물분자생물학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공헌한 과학자에게 3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식물과학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발견한 ‘난쟁이 유전자 BAS-1’은 정상적인 키가 1.8m인 담배식물을 30㎝에서 완전히 성숙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유전자를 잔디에 이식하면 잔디의 키가 자라는 것을 억제해 더는 잔디를 깎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그는 전망하고 있다.
“이 유전자를 발현하면 식물의 잎이나 줄기 등 열매와 상관없는 부분의 불필요한 성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또 키가 크게 자라는 것보다 높은 수율의 열매 개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식물 생명공학 등 기초 기반 연구에 대한 관심과 연구자금이 줄어드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그는 동물과 달리 땅에 고정돼 빛과 수분, 양분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특별한 전략을 밝혀내는 것이 그저 흥미로울 따름이라며 끝없는 연구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분야별로 흩어진 식물 생명공학 연구를 종합해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내겠다”며 앞으로의 연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케이트(9)와 조셉(6)이라는 한국인 어린이를 입양해 가족을 이루고 있는 조안 코리 박사는 이번 수상의 영예는 물론 자녀의 모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