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변화의 기로에서 무엇이든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선 본사가 무엇을 선택했는지 명확히 알게 됐습니다. 그 판단은 옳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은 상하이에서 개최됐던 ‘선 네트워크 2004’ 행사 마지막 날 저녁 기자를 만나 ‘새로운 선’을 이끌고 갈 조너선 슈워츠 사장(COO)의 비전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을 보냈다. 슈워츠 사장은 이전의 맥닐리 회장과 달리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판단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 것이나 후지쯔와 서버 부문에서 포괄적인 제휴를 체결한 것은 바로 슈워츠 사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선’ 전략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후지쯔와의 제휴에 따른 국내 조직 변화를 생각해선지 “후지쯔와의 제휴 건은 공식 발표 하루 전에 들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당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도 소식을 듣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양사의 국내 채널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후지쯔와 한국썬은 서버 비즈니스에서 각각 장점이 다르고 체널의 강점이 달라 두 조직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입니다.” 유 사장은 개인적으로 “후지쯔가 갖고 있는 제품 라인업보다는 대규모 프로젝트 경험과 서비스 노하우가 한국썬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분야로 본다면 당연히 한국후지쯔의 메인프레임 비즈니스를 꼽았다. 다만 “한국후지쯔와 고민을 해봐야 겠지만 현재의 모든 채널이 살아남을 수는 없지 않겠냐”며 향후 불어닥칠 양사의 조직 정비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마침 한국썬은 7월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한다. “2004년 6월 말까지로 끝나는 지난 회계연도 동안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순익은 10% 포인트 늘어났습니다. 선의 전세계 매출 중에서 한국썬이 차지하는 비중이 2%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유 사장은 지난해 실적 성적표에 대해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오는 8월 본사에 올해 사업 계획을 보고할 때 이런 저런 요구를 많이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상하이에서 했던 ‘선 네트워크 콘퍼런스’의 내년도 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겠다는 생각이다.
“내년 서울이나 부산에서 개최되는 네트워크 콘퍼런스 2005 행사장에서 다시 만나자”는 유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구체화된 선의 변화를 기회로 반기는 것 같았다.
<상하이(중국)=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