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가 21세기형 ‘블록버스터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IDC코리아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해볼때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올해 2조원 안팎이고, 오는 2007년경에는 7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 통합’과 ‘방송·통신 융합’ 등 앞으로 진행될 IT 발전의 방향과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도 역시 최종 승부의 카드는 ‘콘텐츠’에 달려있다. 이 중에서도 모바일 콘텐츠는 시대를 움직이는 산업의 중심 코드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자동차가 외장과 디자인에서도 중요성을 갖지만, 역시 성능과 힘은 엔진에서 나오듯 앞으로 모바일 전체시장을 좌지우지할 견인력은 바로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의 ‘2003년 콘텐츠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모바일 콘텐츠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온 분야는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등으로 대별되는 디지털음악이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의 주도권은 게임·위치기반서비스(LBS)·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e러닝 등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임-LBS, DMB-동영상스트리밍, e러닝-LBS 등 콘텐츠간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물들이 차세대 시장을 움직이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장훈 교수(숭실대 컴퓨터공학부)는 “IT 기기간 컨버전스(융합) 혁명은 곧 인간 생활 전반이 180도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중심 흐름에 콘텐츠가 자리하면서 좀더 생활에 가까운 콘텐츠, 보다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만드는 콘텐츠들이 득세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분포도가 두터워지고 대형 기업들의 모바일 콘텐츠분야 시장진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던 세력은 여전히 전문성에만 의존한 중소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은 콘텐츠분야 발판을 확보하려는 대기업 또는 그 계열사, 시장선두권 대형기업들과 군소업체들간의 파상적인 대결구조로 흐를 수밖에 없다. 시장경쟁은 치열해지지만 시장 규모 및 내용은 일대 도약을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찬 KIBA 의장은 “모바일이 생활을 주도하는 시대에 콘텐츠는 그야말로 황금산업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이라며 “자금과 사업력을 갖춘 기업들까지 경쟁에 나서게 되면서 산업 자체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저변을 형성해온 콘텐츠 전문기업들과 그것의 인프라가 돼줬던 이동통신사업자, 그리고 콘텐츠산업의 미래에 베팅하고 나선 대기업들까지 ‘동지도 없고, 적도 없는’ 경쟁에 나설 차비를 서두르고 있다. 콘텐츠시장을 잡는 기업이 21세기를 잡는 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