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IBM과 한국HP가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 우위를 내세운 전략을 가동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들어 한국HP는 운영체계(OS) 우위 전략을, 한국IBM은 칩 우위 전략을 전면에 내걸고 차별화된 영업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범용 칩의 등장과 함께 소프트웨어 기술이 보편화됨에 따른 것이다. 한국HP는 아이테니엄 칩만으로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유닉스의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IBM은 비록 아이테니엄이라는 시장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자체 칩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앞으로 유닉스OS의 강점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멀티 OS 전략에 따라 리눅스, 윈도, hp-ux 등 3가지 OS를 제공하지만 자사의 유닉스인 hp-ux를 적극 내세운다는 전략. 한국HP는 특히 자사의 유닉스 운용체계가 가격 대비 성능에서 인정 받은 아이테니엄 플랫폼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영역에 적용하는데 나타나고 있는 기업들의 초기 부담을 덜 수 있는 안정장치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HP의 이 같은 OS 전략은 hp-ux 11 버전 3이 출시되는 내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hp-ux 11 버전 3은 유닉스 서버 중 처음으로 클러스터 기능을 도입한 알파 OS ‘트루64’의 핵심 기술이 포팅된다. 트루64의 핵심 기술은 하나의 OS만을 설치해도 다량으로 묶인 클러스터 시스템을 단일한 싱글 시스템으로 보여줄 수 있는 ‘트루 클러스터’ 기능과 기존 OS들이 취약한 파일시스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어드벤스트 파일시스템’ 기능 두 가지다. 한국HP측은 트루64 기술과 합쳐진 hp-ux는 그야말로 64비트 컴퓨팅에서 최고의 OS로서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i시리즈(구 AS400)에 우선 탑재를 시작으로 ‘파워 5’ 칩을 처음 선보인 한국IBM(대표 토니 로메로)은 단연 ‘파워 칩’ 전략이다. IBM의 파워 5 칩은 z시리즈(메인프레임)가 보유하고 있는 버추얼 엔진 등 메인프레임 핵심 기술이 유닉스로 본격 적용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IBM은 여타 유닉스 업체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메인프레임 기술이 유닉스 칩으로 이전된다점을 차별화돤 요인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한국IBM은 하반기부터 ‘파워의 힘을 보여준다’는 내부 슬로건을 걸고 자사 제품의 차별화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IBM은 파워 칩이 서버 외에도 소니나 맥캔토시 등 기타 다른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범용칩 못지 않은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파워 에브리웨어’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7월경 파워 5칩이 장착된 p시리즈(유닉스) 출시를 기점으로 전 기종에 파워 5칩이 탑재되면 그동안 블레이드센터(JS20)로 한정 적용해 펼쳐온 ‘리눅스 온 파워’ 전략을 보다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