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애드리안 창 벤큐 아태 사장

 “한국에서 벤큐 앞에 붙는 수식어는 현재는 ‘DLP프로젝터’지만 2∼3년 후에는 ‘LCD TV’가 될 것입니다.”

국내 DLP 프로젝터 시장 점유율 40%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만 IT기업 벤큐(http://www.benq.com.tw)의 애드리안 창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장(38)은 “몇 달 안에 한국 소비자들도 벤큐의 LCD 모니터를 만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벤큐는 지난 2001년 에이서에서 분사한 회사로 AUO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대만 굴지의 기업이다. 작년에만 매출 68억 달러를 달성했다. 국내에 진출한지 벌써 3년째지만, DLP 프로젝터 외에는 지명도가 별로 높지 않다.

“우리의 해외 시장 전략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대표 제품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얻은 인지도를 활용해 더 많은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소개합니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대표 제품을 키운다는 이 회사의 1단계 전략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사실 벤큐는 30인치 LCD TV로 대만 시장을 석권하는 등 자사 매출의 40%를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내고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분야 최강자인 한국 시장에서 만큼은 프로젝터와 스캐너, 미디어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이에 대해 “삼성·LG 등이 버티고 있고 브랜드 충성도가 특히 높은 한국은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곳”이라면서 “우리는 CDMA 휴대폰도 생산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 만큼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벤큐는 엔지니어 출신 임원이 많고 R&D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창 사장은 “제품군이 유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는 등 비슷한 면이 많지만 누구와도 비교되고 싶지는 않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젝터는 기업용 시장이지만, LCD TV는 철저하게 고객 친화적 시장입니다. 우리에겐 LCD 패널의 강자 AUO가 있고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한국 시장에 LCD 모니터와 TV외에도 소비자 중심 제품들을 꾸준히 소개할 계획입니다.”

<타이베이=한정연기자 coolpl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