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뜨고`-삼성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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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의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와 인텔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반면 올 들어 삼성전자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인텔이 오름세를 회복, 두 회사의 주가 구도가 역전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양대 주자인 두 회사의 주가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또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두 회사의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구도 역전=삼성전자와 인텔은 지난해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으나 올 초 인텔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동조화 현상이 깨졌다. 인텔이 1분기 실적 부진으로 하락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휴대폰·LCD 등 사업 전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상승 모멘텀을 상실한 삼성전자가 대외 악재와 맞물려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두 회사의 주가 구도는 뒤바뀌었다. 인텔은 동일한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앞세워 조금씩 낙폭을 회복, 5월 들어서는 상대주가(2003년 1월 기준)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다시 앞질렀다.

◇조정시기의 차이=삼성전자의 부진은 1분기 최고 실적 달성 이후 상승 동인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대외 환경이 악화됐고 2분기에도 1분기 실적을 크게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상승 모멘텀을 상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인텔은 삼성전자보다 2∼3개월 빠른 연초부터 조정을 받은 덕에 오히려 최근 낙폭에 대한 복구심리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인텔과 삼성전자 모두 2003년 1월 기준 상대주가가 200선에 다다른 이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망=삼성전자의 성장성 논란에는 LCD·휴대폰 업황도 작용하는 만큼 당분간은 두 회사의 주가가 다른 길을 걸을 공산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는 상승세로 돌아서더라도 직전 고점을 바로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상승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인텔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7일에는 삼성전자가 지난주 인텔의 2분기 실적 전망 상향조정에 힘입어 3.12% 올라, 일단 인텔의 상승세를 따라갔다.<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