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등 경영정보솔루션 도입바람이 불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병원정보화는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의료용영상저장전송장치(PACS) 등 의료서비스 전산화를 중심으로 추진돼 왔으나 최근 가천의대길병원· 연세의료원·건국대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경영 관리솔루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올들어 인천과 부산 등 대형도시에 외국계 다국적병원이 잇따라 설립되는 등 국내외 병원간 환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이탈을 우려한 병원들이 첨단 경영관리 솔루션 도입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병원들은 첨단 경영솔루션을 활용해 병원간 협업체계를 도입하고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인천 소재 가천의대길병원은 50여억원을 들여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확장형 CRM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길병원은 ERP, SCM 등의 솔루션도 구축키로 했으며 내년부터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기업성과관리(CPM) 등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언 부원장은 “병원이 단순히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바꿔 적극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환자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경제주체로 봐야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도 오는 2006년까지 약 500억원을 투입해 각종 하드웨어를 비롯해 데이터웨어하우스(DW), ERP, CRM, 지식관리시스템(KMS), 기업정보포털(EIP) 등을 구축한다.
건국대병원은 내년 4월까지 100억원 규모의 종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키로 하고 의료서비스전산화솔루션은 물론 ERP와 DW 등을 도입하며 아산중앙병원도 기업형 CRM솔루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병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발맞춰 국내 솔루션 공급업체들도 서둘러 병원시장에 대한 영업비중을 높이고 있다.
OBS소프트(대표 김송이)는 병원전용 CRM솔루션인 ‘헬스케어CRM’을 통해 가천의대 길병원과 중앙병원 등 DW가 구축된 대형 병원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뉴소프트기술(대표 김정훈)도 틈새수요처인 병원 ERP 분야에서 고객을 늘리고 있으며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는 병원용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선보였다. 한국후지쯔는 올해부터 병의원 대상의 CRM 사업에 뛰어들고 한국오라클은 중대형병원을 중심으로 ERP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대형 병원 한 관계자는 “외국계 병원이 들어서면 상위 30%의 로열 고객이 외국계 병원으로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고객 및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경영안정화를 위해서도 첨단 경영솔루션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