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도메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도메인관리기구(ICANN)가 산하 등록기관의 연회비 및 분담금을 지난해보다 2배나 인상할 것으로 알려져 반발이 예상된다.
8일 공개된 ICANN의 2004∼2005 회계연도 운영 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소요 예산안 1600만달러 가운데 1400만달러를 한국과 미국 등 소재의 국제도메인등록기관(기업)에 부과해 충당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부과금은 지난해의 두배 규모로 ICANN측은 내달 24일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될 이사회에서 이 같은 예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등 국제도메인등록기관으로 등재된 기업들이 ICANN에 납부하는 회비는 5000달러 수준의 연회비와 관리 도메인 1개당 0.18달러씩 부과되고 있는 분담금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ICANN이 세운 2004∼2005년 운영 계획은 연회비와 분담금을 각각 2만4200달러, 0.25달러로 대폭 인상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 도메인등록기관들은 도메인시장의 침체속에 강행되는 연회비 및 분담금 인상이 등록기관들의 사업 포기와 신규 도메인 시장 참여 의욕상실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등록기관인 가비아의 이기붕 차장은 “도메인 사업 수익성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부과금 인상은 중소형 기관들의 사업 환경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ICANN에는 국제도메인등록기관으로부터 이를 항의하는 서한들이 쏟아지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ICANN의 운영예산안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도메인 1개당 관리에 필요한 추가비용은 최대 0.5달러 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도메인 40만개 이상을 보유한 상위 20개 기관의 비용 추가가 0.1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ICANN의 이번 부과금 인상 계획은 다수의 영세 기관들에 횡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15만개 이상의 국제 도메인을 관리하고 있는 가비아와 후이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7만개 미만을 관리하는 중소형 기관들이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