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장치(CPU) 업계의 2위 업체인 AMD가 보급형 제품인 ‘샘프론’ 브랜드를 발표하고 인텔의 셀러론과 경쟁에 나선다.
그동안 AMD는 애슬론 제품으로 인텔의 펜티엄과 셀러론 제품에 대응했으며 ‘고급형 대 고급형’ ‘보급형 대 보급형’ 구도를 본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MD는 애슬론64로 주도권을 잡고 샘프론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 인텔 위주의 CPU 시장을 재편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인텔은 셀러론 제품에서 새로운 제품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어서 하반기 CPU 시장에서 양측의 시장 쟁탈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AMD, 보급형 샘프론 공개=AMD는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CPU 브랜드인 ‘샘프론’을 8일 공개했다. AMD 측은 데스크톱 및 노트북 PC용으로 각각 ‘AMD 샘프론’과 ‘모바일 AMD 샘프론’ 제품군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64비트 프로세서인 애슬론64 시리즈로 1위 업체인 인텔의 펜티엄4 제품과 대응하는 한편, 샘프론으로 인텔의 셀러론과 펜티엄 일부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AMD코리아 박용진 사장은 “64비트 제품을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등 CPU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어 애슬론은 고가·고성능, 샘프론은 보급형 등으로 시장을 구분해 접근하도록 본사 차원에서 전략이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사장은 또 “AMD코리아가 AMD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AMD코리아는 샘프론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 국내 CPU 시장의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 신제품으로 대응=인텔은 AMD의 샘프론 브랜드 발표 등 새로운 전략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은 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애슬론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펜티엄보다는 셀러론 등과 경쟁을 벌여왔으며 게다가 AMD의 발표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셀러론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텔은 AMD의 신제품 발표에 앞서 셀러론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90나노 공정에서 셀러론 제품을 발표했으며 이달 말경부터 2.53∼2.8㎓ 사이의 325부터 335까지 번호를 붙인 3종의 셀러론 D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어떻게 될까=AMD의 보급형 시장 공략 선언에 대해 업계에서는 양측의 CPU 시장 경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PC 성능 개선이 어느 정도 주춤거리고 시장도 위축되고 있어 AMD가 이 틈을 타 인텔의 아성을 전면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MD가 서버용 CPU 시장에서 최근 1년간 선전을 벌이고 있고 이 여세를 몰아 샘프론 제품으로 기업용 보급형 PC 시장을 공략할 경우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AMD의 공격적인 전략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많다. 용산닷컴 서대복 사장은 “기존 AMD 제품들이 기본적으로 저가 보급형이라는 인식 때문에 샘프론의 제품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여하튼 하반기에는 인텔의 90나노 공정의 프레스콧, 도선, 셀러론 등의 신제품군과 AMD의 새로운 전략 간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