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SAP 인수하려 했었다"

올 봄까지 협상…반독점법 등 우려 포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1위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독일 SAP를 인수하려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전사적 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SAP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연말부터 올 봄까지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고 전격 공개했다.

 MS가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에 대한 반독점 심리가 7일부터 한달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이 폭로될 것으로 우려해 미리 고해성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헤닝 카거만 SA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MS와의 합병 협상 사실을 인정하며 “SAP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선도적 위치를 강화하는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오고 있으며 MS와의 합병 협상도 이런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 동안 진행된 두 회사간 합병 협상은 사업 부문 통합과 이전에 따른 복잡성 문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쟁사인 피플소프트를 오라클이 인수하려는 것에대해 미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것도 합병 협상 중단의 원인이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오랫동안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두 회사는 현재 “합병 협상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S가 중소기업에, 그리고 SAP가 대기업 시장에 각각 주력하고 있어 양사간 합병이 ‘윈윈’ 성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끝난 분기 결산에서 MS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1억5300만달러 매출에 65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MS의 시가는 2800억달러, SAP는 500억달러에 달하는데 FT는 만일 합병이 성공했을 경우 MS가 기업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강자로 부상하면서 IBM에 큰 위협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