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결제업계의 특허분쟁 소송이 물고 물리는 양상 속에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업계의 특허 분쟁은 지난 2002년 초부터 모빌리언스·다날·인포허브 등 휴대폰결제업계 3인방이 서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으나 올해 초 극적인 합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동통신솔루션업체인 스페이스네트가 지난해 모빌리언스에 대해 자사의 ‘이동통신 전화번호를 이용한 신용결제 시스템과 승인 방법’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월 다날에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특허 분쟁이 재점화됐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스페이스네트와 모빌리언스가 서울지법에서 1차 재판을 치르고 오는 21일 2차 재판을 갖게 된다.
하지만 8일 모빌리언스가 특허심판원으로부터 스페이스네트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내면서 이 결과가 스페이스네트-모빌리언스 간 특허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허청 판결 “소송과는 별개다”=모빌리언스는 지난 5월 29일 스페이스네트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청구한 휴대폰 결제관련 ‘특허 권리범위 확인심판’에 대해 “모빌리언스의 휴대폰 결제방식이 스페이스네트의 특허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아냈다고 8일 밝혔다.
모빌리언스는 이번 특허청의 판결로 인해 현재 진행중인 스페이스네트와의 특허소송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리한 근거자료를 확보했으며 향후 재판에서의 승소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스페이스네트는 재판 강행 방침을 고수했다.
김홍철 스페이스네트 사장은 “이번 특허청의 심사 자체가 모빌리언스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특허소송과는 별개”라며 “특히 특허청의 판결은 재판과 전혀 상관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앞으로 진행될 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날과의 특허소송도 계속 진행할 뜻을 명확히 했다.
◇코스닥 등록과 맞물려=휴대폰결제를 둘러싼 모든 특허분쟁은 관련 업체들의 코스닥 등록 신청시기와 맞물려 진행됐다.
모빌리언스가 지난해 코스닥 등록을 신청하자 다날, 스페이스네트 등이 특허 소송을 제기해 코스닥위원회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모빌리언스는 올해 초 또다시 코스닥 등록을 신청, 이달 중에 최종 심사를 받게 되는데 비슷한 시기에 스페이스네트와의 2차 재판이 예정돼 있어 또다시 심사에 악영향을 받게 될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또 올들어 다날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자 스페이스네트가 특허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다날은 지난달 코스닥 심사과정에서 관련 소송에 패소할 경우 대표이사가 모두 책임지기로 약속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결국 5월 27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다날 관계자는 “코스닥 심사를 앞두고 스페이스네트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특허소송이 우리 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법정에서 확실하게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