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디지털 기기에서 인간적 감수성을 끌어낸다.’
디지털 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모바일 폰 등 디지털 기기의 홍수 속에서 TV 광고 한번 하지 않고 업계를 이끌고 있는 아이리버의 광고 컨셉트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직접적인 메시지보다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아이리버의 광고에는 MP3플레이어가 첨단 기기이면서도 인간에게 친근하고 감성적인 제품이라는 메시지가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픽셀아트’. 픽셀아트는 기존의 광고에서 사용된 캐릭터와는 다르다. 정교한 그래픽보다는 80년대 초기 개인컴퓨터 시대의 그래픽 양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복고적이며 인간적인 색채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수수한 옷차림에 얼굴표정보다는 동작이나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가이(i guy)’다.
스토리 전개도 캐릭터의 컨셉트와 맞아 떨어진다. 아이리버의 주 고객층이 10대에서 30대까지의 젊은 세대라는 점에 착안해 그들의 최대 이슈인 사랑을 주제로 다뤘다. 고객들은 그들의 인생의 단면을 보면서 ‘아이가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궁극적으로는 아이리버에 대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1편인 도서관편에서는 ‘아이가이’의 사랑을 ‘아이걸’이 매몰차게 뿌리친다. 거절당한 남자의 실망과 좌절감을 단지 몸짓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픽셀아트의 작은 점 하나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아이가이’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편인 프로포즈편의 경우에는 ‘아이가이’가 ‘아이걸’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려는 순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배경음악과 화면을 정확히 맞춰 주인공들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느낌을 극대화했다. 3, 4편에서는 픽셀아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댄스와 같은 역동적인 동작을 추가할 예정이다.
복고 캐릭터와 인간의 감수성이 만나는 아이리버의 광고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