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리모콘이냐 애니넷이냐!’
삼성전자가 최근 TV와 연결되는 가전제품들을 TV리모콘 하나로 제어할 수 있는 ‘애니넷(Anynet)’을 선보이자 지난해 이 회사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통합리모콘(모델명 PR-2000)’의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통합리모콘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개발전담팀을 두어가면서 개발했지만, 출시 당시 15만 원대에 이르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1만여 대가 판매하는 데 그쳐 이번 애니넷 발표를 계기로 단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애니넷은 통합리모콘이 제공하던 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해 TV화면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사실상 통합리모콘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애니넷은 향후 후속버전 개발과정에서 하위 메뉴를 더 늘릴 수 있어 통합리모콘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애니넷과 통합리모콘은 각각 장점이 있다. 애니넷은 지원되는 제품이 한계가 있는 반면, 통합리모콘은 현재 유통중인 모든 제품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각각 다른 시장을 겨냥한 한 것”이라며 “통합리모콘을 대체하기 위해 애니넷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통합리모콘이 앞으로도 계속 출시될 것인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밝힌대로 앞으로 출시될 TV에 모두 이 애니넷을 탑재한다면, 굳이 10만원이 넘는 리모콘을 별도로 구매할 이유가 없고 결국은 단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삼성전자가 지난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 출시한 ‘통합리모콘’과 최근 선보인 ‘애니넷’의 실행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