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광운대 박영식 총장

“정보기술(IT) 특성화로 동북아 10대 IT대학이 될 것입니다.”

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은 박영식 광운대 총장(70)은 앞으로 10년 후 동북아에서 손꼽히는 IT특성화 대학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 총장은 최근 ‘광운 비전 2014’를 선포하고 ‘IT’s 광운’으로 캐치프레이즈를 정하는 등 정보기술분야에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동북아는 이제 세계 경제의 중심 축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에서 10대 IT대학이 되면 세계 10대 대학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0년 후 목표를 위해 첫 발걸음을 시작한 그는 올들어 비전·발전기금·학원사·학술 등 4개 사업 위원회를 만들었다. 비전사업 위원회는 광운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물론 외부 환경의 변화 요인을 분석해 동북아 IT 최강 대학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로 시작된 IT의 흐름은 이제 PC를 거쳐 인터넷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웹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로 변화하는 제 3의 물결을 타고 있습니다.” 박 총장은 이런 사회와 기술 변화 중심에 있는 대학이 바로 광운대라며 광운대 사랑을 강조한다.

실제로 광운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6개국 15명의 국제 석학들이 유비쿼터스 정보통신 기술 현황과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하는 심포지엄을 여는 등 유비쿼터스 분야에서 이른바 튀는 대학에 꼽힌다. 박총장이 광운대를 유비쿼터스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토록 하기 위해 쏟는 정열 역시 남다르다.

“이공계 기피 문제는 우리 사회의 지배구조가 인문사회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고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교육부 장관과 연세대 총장을 역임한 후 지난 97년부터 광운대 총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학 교육에 날카로운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이공계는 물론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학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철학·수학·물리학 등 기초 학문 관련 학과는 15개 국립대학에만 두고 국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전국 대학에서 쏟아지는 이들 학과 졸업생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고 있습니다.”

박 총장은 “인문사회와 자연계 등 기초 학문은 정말 그 학문에 매력을 느끼는 엘리트들에게 과감한 국가적 투자를 통해 육성해야 한다”며 대학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