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바이오테크놀러지/블라트 게오르게스쿠·마리타 폴보른 지음/박진희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아이가 눈을 깜빡이기 시작한다. 액체 질소로 만들어진 구름이 휘발돼 날아가는 동안 이미 나노 기계 수백 대가 암에 걸린 장기를 복구하고, 파괴된 세포들을 수선하고 신경망까지 이어놓는다. 2019년에 아이의 부모가 영하 196도나 되는 냉동보관소에서 나온 지 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107년 전에 죽은 아이가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이제 아이는 허약하지도 병에 걸리지도 늙지도 않는 그런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공상과학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라고 학자들은 단언한다. 나노기술은 인간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할 것이며, 특히 암을 비롯해 건강문제, 환경오염, 화석연료의 고갈 등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
물론 현재의 나노기술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인가를 놓고 미국학자들과 유럽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두 집단 모두 새로운 나노기술 시대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자신들의 창의성과 지식 욕구를 믿고 있을 뿐 아니라 나노기술이 진보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앞으로 세계는 나노기술 열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특히 현재 실험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나노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의 혁명은 서서히 세계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두 영역의 결합인 나노생명공학이다. 그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나노생명공학은 경제적인 중요성에서 컴퓨터 기술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세계 각 국은 나노기술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국가나노기술개발전략(NNI)’을 수립함으로써 전세계에 나노기술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에 독일·중국·일본 그리고 한국이 속속 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21세기의 핵심 기술을 주도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실로 미뤄볼 때 분명한 것은 이 분야의 경쟁에서 이긴 승자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고 반면에 이 경쟁에서 진 패자는 이류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나노생명공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생명공학과 나노기술은 엄청난 경제적 추동력을 일으킬 분야다. 최근 이 분야에서 일하는 인력은 2년 마다 두 배씩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의 교육체계를 서둘러 개선하지 않으면 갈수록 심화될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나노기술과 나노생명공학의 경제적 의미는 현 시점에서도 대단히 크다. 물론 이 경탄할 만한 기술은 아직 발전단계에 있긴 하지만 이 기술에 관한 정보를 일찍 접한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커다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노생명공학기술로 여는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회’란 부제를 단 이 책은 바로 다른 사람보다 앞서 나가려고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이 책은 오늘날 과학기술 분야의 핵심 기술인 나노기술과 나노생명공학의 현황과 그것이 지닌 경제적인 잠재력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나노기술과 나노생명공학의 기술적인 전망은 물론 경제적인 가능성을 마련해 놓은 선진적인 경영자들과 그들의 앞선 기업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했다. 따라서 첨단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진 사업가들은 이 책을 통해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기초정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